여행/23_10 일본-후쿠오카

(일본 여행) 3일차 - 후쿠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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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아쉽게만 느껴지는 여행의 마지막 날. 원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어제 가지 못했던 카페에 가려했으나, 피곤해서 그러진 못했다. 겨우 체크아웃 시간인 11시에 맞춰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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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점으로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나와 DK는 곧 먼저 가야 해서, 역에서 멀리 가지 않고 근처에서 먹기로 했다. 그러나 마땅히 먹을 곳이 보이지 않았고, (여행 첫날 지나가면서 본, 심지어 저기는 가면 안 된다고 무시했던) 이치란 라멘 본점에 줄을 서려했으나, 1시간 넘게 대기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한 건물에 모여있는 마츠야(규동 체인점) vs 마츠노야(돈카츠 체인점) vs 교자집 중에 선택을 하기로 했다.  YS는 김밥천국 vs 돈까스클럽 vs 보영만두 중에 골라야 하는 꼴이라며 자조를 했다. 이런 비유는 찰지게 하는 친구다. 결국 우리의 선택은 돈까스 클럽.. 아니 '마츠노야'로.

 

지금 찾아보니 마츠노야는 마츠야와 같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주문 기계를 통해 각자 주문을 했다. 나는 로스카츠와 '角煮 カツ'라고 하는, 지금 찾아보니 한정메뉴를 주문해봤다. 삼겹살 튀김처럼 보였다.

 

 

조금 짜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거 빼고는 완벽에 가까운 돈카츠였다. 일본에서 다른 돈카츠 맛집에서 3~4천엔 주고 먹었던 돈카츠도 짰던 기억이 난다. 1천 엔에 이렇게 맛있는 돈카츠를 먹을 수 있어서 오히려 행복했다. 모두들 큰 기대 안 하고 들어왔는데, 눈이 휘둥그레지며 맛있게 먹은 듯 보였다. 개인적으로 음식의 만족도에서 가격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 점에서 이번 식사는 꽤 기억에 남았다. 별점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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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나카스 강 지류로 내려와 커피를 마시며 여행을 마무리 짓는 시간을 가졌다. 돌아가기 싫은 마음과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반반 정도로 느껴졌다. 특히 가정을 이룬 친구들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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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DK는 먼저 공항으로 출발했다. 나머지 친구들은 서너시간 여유가 있어 더 놀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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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함을 빼놓고는 일본 여행을 논하기 어려운 듯하다. 이번 여행 역시 방문한 모든 곳에서 친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여행 중 한 말이긴 한데, '일본인은 앞과 뒤가 다르다'는 말이 있지만, 앞이 과하게 친절해서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 생활을 해보지 못해서 아주 틀린 생각일 수도 있다.

 

후쿠오카는 한국인이 많이 찾는 여행지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갈만한 곳이 많지 않다. 우리가 방문한 우미노나카미치 해변공원은 꼭 방문하면 좋을 듯하다. 나아가 어느 도시든 공원은 가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 도시에서 어쨌건 개발 가능한 귀중한 공간을 포기하고 조성한 녹지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방문 가치는 있다고 본다. 아이 키우면서 서울의 많은 공원을 방문하며 느낀 점이기도 하다.

 

남자 5명이서 한 여행인데, 걱정했던 것보다 다닐만하고 공간적인 제약(예를 들어 식당 방문)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모두가 다른 사람의 결정이나 의견을 잘 존중해 주고 따라줘서 여행이 순탄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진짜 모두가 성격이 모나지 않고 착한 친구들이라 항상 고맙다.

 

JSS와 JSP는 나머지 셋보다 조금 늦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둘의 취업 소식을 들었을 때, 진짜 마음으로 기뻐했던 기억이 있다. 여행 중에도 회사일을 처리하느라 꽤 시간을 쓰던데, 고생이 정말 많다. 둘 다 책임감과 성실함이 주 무기인 친구들이라, 언제 어디서든 인정받을 친구들이다. YS, DK도 많이 바빠 보이던데, 워낙 훌륭한 친구들이라 큰 걱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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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20살에 처음 만나서 철없이 잘 놀다가, 군대, 취업, 결혼, 출산과 같은, 어떻게 보면 사회가 정해준 루트에 따라 살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지금은 각자 저마다 다른 위치(또는 단계)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다. 한편으론 용기 없는 개인이 따를 수밖에 없는 사회가 참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소중한 친구들의 각자의 삶이 행복으로 가득했으면, 최소한 고달픈 모습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친구들끼리도 아주 가끔은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멋진 아저씨가 되고 싶다. 나중에는 아이들(아기들이 아님)도 데리고 놀러 가고 싶다. 맥주 2캔을 마시며 여행기를 마무리한다. 조금 감상적으로 쓴거 같긴한데, 나중에 수정할 생각은 없다. 그나저나 일뽕 다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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