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3_10 일본-후쿠오카

(일본 여행) 2일차 - 후쿠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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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잠은 그럭저럭 잔 것 같다. YS는 정말 오랜만에 푹 잤다며 호들갑을 떤다. 우리가 묵은 호텔이 'The Breakfast Hotel'인데도 조식은 신청하지 않았다. 알아봐 둔 '킷사텐'에 가보기로 했다.

 

날씨 좋구요
?!

 

'킷사 베니스'라고 나름 기대한 곳이었는데, 안에 손님이 가득 있었음에도 CLOSE 팻말이 붙어있었다. 용기내어 문을 두드리고 대충 물어보니 오늘 받을 손님은 다 받았다는 의미 같았다. 어르신분들께서 운영하는 곳으로 보였는데,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적당히 알아봐 둔 다른 카페로 향했다. '마누 커피'라는 곳인데, 모든 게 군더더기가 없어서 좋았다.

 

 

깔끔하게 5인 메뉴 통일. 아메리카노는 산미가 훌륭했다. 내가 '더 현대'스럽다 했더니, 친구들이 공감해주었다. 식빵도 가끔 접해보는 그 '일본 식빵'처럼 부드럽고 촉촉했다. 직원들도 친절했다. 다 먹은 식기를 모아서 카운터에 가져다주고, 테이블까지 닦고 나온 우리는 더 친절했다. 크게 기대 안 했는데 만족스러운 카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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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번 후쿠오카에서 나름 하이라이트(?) 코스에 간다. '우미노나카미치 해변 공원'으로 가야하는데, 전철 또는 배로 갈 수 있다. 갈 때는 배로, 올 때는 전철로 이동해 보기로 했다.

 

하카타 항구까지 버스로 이동, 여객선을 타고 사이토자키까지 이동
하카타 항구

 

하카타 항에 도착, 사이토자키 행 배편을 확인했으나, 배는 방금 떠났고, 1시간 정도 기다려야 다음 배를 탈 수 있었다. 항구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생각보다 볼거리가 있다. 배를 기다리며 친구들은 햄버거를, 나는 편의점 샌드위치(카츠산도)를 먹었다. 이번 여행에서 편의점 음식을 많이 못 접한게 좀 아쉬웠다.

 

의외로 엄청난 수족관이 있다.

 

하카타 포트 타워에도 올라가 봤다. 전망도 좋았지만 무료라서 더 좋았다.

 

배를 기다리며..

 

배는 의외로 작았다. 그치만 빠른 속도로 바다 위를 달려갔고, 뱃멀미는 아저씨들을 순식간에 재워버렸다. YS는 안자던데, 밤에 진짜 잘 잤구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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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자키역에 도착했다. 공원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데, 우리는 전철을 타고 한 정거장 더 갔다.  '우미노나카미치' 역에 내려 다른 게이트로 들어갔다. 자전거를 빌리기 위해, 자전거 대여소가 있는 게이트로 이동한 것이다. 

 

한적한 시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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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입장료를 내고 입장. 바로 앞에 있는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많은 종류의 자전거와 킥보드가 있었다. 나와 DK는 일반 자전거를, YS는 전동 킥보드를, JSP와 JSS는 커플 자전거를 선택했다. JSP가 자전거를 못 탄다나..

 

 

선봉장은 내가 섰고, 구글맵을 켜고 공원을 쭉 돌았다. 페달을 밟는 순간은 언제나 상쾌하고 기분이 좋다. 우거진 숲 길을 쭉 따라가다 옆으로 조금만 빠지면 거친 바다가 보였다.

 

체력아낀다며 킥보드를 탄 YS. 그래 체력 많이 아껴라(뒤끝).

전망대에서 사진도 찍어보고

 

정말이지 최고로 기분 좋은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공기도 상쾌하고 보이는 모든 장소가 아름다웠다!

 

드넓은 초원

 

특히 코스모스가 넓게 펼쳐진 '플라워 힐'은 감탄을 금치 못할 풍경이었다. 하늘에는 구름도 멋지게 모양 잡혀 있었다.

 

 

예쁜 꽃밭을 보며, 우리 모두 가족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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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분이 좋았는지, 멀리 더 나가보기로 했다. 공원의 동쪽으로 쭉 더 나아갈 수 있는데, 해안 도로처럼 멋진 길이 펼쳐져 있다.

 

아름다운 한 쌍

 

햇빛에 빛나는 바다, 멋진 야자수를 보니 하와이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두 '여기 진짜 좋다', '나중에 가족이랑 또 와야겠다' 이야기를 해주니 내가 다 뿌듯했다. 후쿠오카에 놀러 온다면 다른 데 가지 말고 여기 꼭 오세요.

 

대략 이 코스로 돈 것 같다. 10킬로미터 정도 달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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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다시 후쿠오카 시내로 복귀했다. 정신없이 놀다 보니, 점심때가 좀 지나서 돌아오게 되었다.

 

YS..이제야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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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타' 역에 도착. YS가 예전에 부모님께서 좋아하셨다는 우동집이 근처에 있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다이치노 우동'이라는 곳이었다. 점심 영업 마감 시간 대에 가서 줄은 안 섰지만 겨우 주문을 했다. 내가 조금 늦게 들어갔는데 이미 5인 메뉴 통일해서 시켜뒀단다.

 

 

무슨 메뉴 시켰냐고 물으니 잘 모르겠단다. 국물 없는 우동이 먹고 싶고, 튀김이 맛있어 보이니 시키면 좋겠다고 엄청 투덜댔는데, 웬걸, 내가 100% 원하는 대로 주문이 아주 잘 되어있었다. 새우 야채튀김 붓카케 우동이 나왔다.

 

있었는데

 

없습니다

 

YS 어머님 맛잘알 인정입니다. 10킬로 자전거를 타고 와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우동면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일본 여행 중 먹는 우동은 언제나 만족스러운 것 같다. 게다가 저 우동이 750엔, 한국돈 6000원대인 걸 감안하면 더욱더 만족스럽다. 숙소로 돌아와 낮잠 타임을 가졌다. 아 맞다, 귀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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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후쿠오카의 명물이라고 하는 모츠나베를 먹어보기로 했다. 식당을 찾아 나서는 길에 숙소 근처에 드럭 스토어가 있어서 조용히 귀마개를 사러 갔는데, JSS가 따라 들어왔다. 왜 왔냐고 물으니 나 뭐 사는지 궁금해서 왔단다. 내가 귀마개를 사는 걸 보더니 JSS도 나도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귀마개 이야기는 이제 그만해야겠다.

 

숙소 근처의 모츠나베 집을 백방으로 찾아다녔는데, 전부 만석이었다. 더 찾기도 힘들어서 대로변에 있고 평도 적당히 괜찮은 한 식당에 줄을 섰다. 10분.. 20분.. 30분 줄을 서도 우리 차례는 오지 않았다. 알고 보니 30분 단위로 예약자가 있었고, 그 예약자가 우선으로 입장, 예약자 외에는 빈자리가 날 때까지 줄을 서야 했다. DK는 이 시스템이 불합리하다며 극대노를 했다. DK가 요즘 짜증이 좀 늘었다. 줄은 내가 다 섰는데 내가 다 눈치가 보였다. 1시간을 기다린 끝에, 다음 차례가 우리였지만, 30분 후에도 장담 못한다는 종업원의 말을 듣고, YS가 돌아다니며 찾아본 다른 식당에 자리가 있다고 해서 그곳에 가기로 했다. 이번 여행 중 유일하게 '시간 낭비'를 한 순간이었다. 모츠나베는 언제쯤 먹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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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시야키 마츠스케'라는 야키토리 집으로 왔다. 오히려 좋아. 배고파 죽을 것만 같아서 얼른 시켰다.

 

위, 아래 세트 메뉴를 모두 주문
치즈 두부&무. 맛있었음.
경단. 연골이 씹히는 게 맛있었음.
삼겹살
토마토 베이컨 말이
반숙 계란
모래집
계란말이
만둣국. 맛있었음.
와규 등심
닭 꼬리살
참돔
닭 다리살
까망베르 치즈

 

음식도 맛있고, 장소도 고급스러운 야키토리 집에서, 게다가 인당 4천엔 정도로 저녁 술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별점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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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준비하면서 지도를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시가바가 있었다. 담배는 끊었지만 시가는 한번 경험해보고 싶어서 친구들에게도 의향을 물었더니 모두 좋다고 해줬다. '시가 차루토'라고, 나카스 지역 부근에 있다.

 

 

JSS가 시가를 펴본 적이 있다고 해서 물었더니, 한 대를 여러 명이서 나눠 폈다는 거다. 그래서 매니저에게 번역기로 '나눠서 피우고 싶은데 가능합니까?'라고 물으니 '권장하지 않는다'라는 답을 들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시가는 한 사람에 한대를 피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JSS 어디서 뭘 피운 거니.

당연하게도 시가 역시 가격대가 천차만별이었다. 시가를 경험해 보자는 취지로 온 것이니 비싸지 않은 시가를 하나씩 골랐다. 모두 미국산이었다. 멋쟁이 매니저(JSS는 자꾸 마스터라고 부름)의 시범에 따라 조금씩 시가를 피워봤다. 들이마시지 않고 입에서만 머금는 게 좀 생소했지만, 계속해보니 어떤 느낌인지 알겠더라. 시가는 그렇게 안 비쌌지만 한잔씩 시킨 위스키가 좀 비쌌다. 그렇지만 친구들끼리 온다면 여기는 와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내부 시설이나 아이템들도 하나하나 신경 쓴 느낌이 들었고, 괜찮은 '맨 케이브'가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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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바에서 나와 나카스강 부근을 걸었다. 유명한 포장마차 거리가 있었다. 구글평이나 각종 후기에서 '바가지다', '비위생적이다', '관광객만 간다' 평이 많아서 갈 생각이 없었는데, 옆을 지나가며 보니 현지인들도 많았고, 관광객들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오히려 한 번 가볼 만한, 괜찮은 곳 같았다.

 

원래는 '세이류 공원'에서 열리는 야시장에 가려고 했었는데, 음식이 크게 당기는 것이 없었고, 무엇보다 꽤 비쌌다. 나카스 강변에서 잠깐 앉아서 경치를 보며 어디로 갈지 고민을 했다.

 

세이류 공원 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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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좋으니, 숙소 주변까지 걸어보고 적당한 곳에 들어가자고 했다. '히토쿠치 교자 타케토라'라는 이자카야였다. 마침 자리가 있어 좁았지만 자리를 좁혀 앉았다. 이것저것 시켜 여행 마지막 밤을 즐겼다. 마파두부와 명란구이가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자리가 좁아서 좀 불편했지만, 분위기도 시끌벅적하고 직원들이 친절해서 좋았다. 무엇보다 숙소와 가까워서 좋았다. 자정을 훨씬 넘기고, 적당히 취해서 숙소로 돌아갔다. 내일이면 돌아가야 한다니 아쉬웠지만, 오늘 정말 알차게 보낸 것 같아서 모두들 뿌듯해했다.

푸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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