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3_08 베트남-하노이

(베트남 여행) 4, 5일차 - 하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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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이가 생각보다 수영을 좋아하는 것 같아, 호텔 수영장을 떠나 서호 근처에 있는 워터파크에 가기로 했다. 크기는 꽤 컸지만, 한눈에 봐도 우리나라 워터파크에 비하면 만듦새는 많이 부족해 보였다.

 

 

박씨는 탈의실을 보더니 보이콧을 선언했다. 솔직히 개인 취향에 따라 충분히 들어가기 싫게 생기기는 했다. 옛날 계곡에 놀러 가면 있는 간이 탈의실 같은 느낌이랄까.. 결국 박씨는 물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구경을 했고, 나와 도연이만 물놀이를 했다.

 

 

유아풀, 파도풀, 유수풀, 슬라이드 등 놀거리는 정말 많았고 재밌는 곳이었다. 도연이도 노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특히 함께 튜브에 올라타 유유자적 유수풀을 떠다닐 때는 평온하고 기분이 좋았다. 다만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안전(바닥에 깨진 타일이 보였음)이나 위생 부분이 좀 미흡하다 느끼기는 했다. 박씨도 같이 놀았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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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2시간 정도 놀고, 숙소로 돌아와 곧바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Pizza Belga'라는 이름의 식당이었다.

 

 

펜시한 레스토랑이었다. 직원들도 영어가 유창하다. 고르곤졸라 피자와 볼로네제 파스타를 시켰다.

 

 

첫날에 갔던 '지오반니 피자'보다 좀 더 세계화된 맛이었다. 덜 짜다는 말인데, 그만큼 도연이도 잘 먹었다. 레페 맥주와 함께 먹으니 여기가 이탈리아요, 벨기에다.

 

사춘기 도연
잔든 용

 

음료와 맥주 두 잔 포함 68만동, 한화 3만 5천 원.. 하노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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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수영을 못한 박씨가 아쉬웠는지, 오후 늦게 호텔 수영장에 도연이를 데리고 나갔다. 이 호텔 수영장에선 항상 전세 낸 듯 수영을 했다.

 

너네만 봐도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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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나름 고급 베트남 식당에 가려했으나, 만석이어서 어쩔수 없이 차선으로 알아본 프렌치 식당에 갔다. 이름은 '커즌스 Cousins'. 평소에 접하기 힘든 프렌치 레스토랑인데, 오히려 잘됐다.

 

외관이 꽤 분위기 있다

 

2층으로 안내를 받았는데, 건물이 정말 오래된 건물같아 보였다. 분위기는 합격. 메뉴는 고심 끝에 'Veal carpaccio, 송아지 카르파초'와 'tourton, 프랑스식 치즈 페스트리', 가리비 요리, 그리고 '솔 뫼니에르, 가자미 구이'를 시켰다. 도연이는 키즈 햄버거를 주문. 와인은 화이트로 적당해 보이는 걸 시켰다. 보통 제일 저렴한 것이나 그 바로 윗단계를 시키는 경향성이 크다.

 

 

 

프렌치를 많이 먹어보지는 못해 비교적인 평가는 어려웠지만 요리 하나하나 맛있었다. 베스트 메뉴를 꼽기 어렵다. 해산물 위주로 시킨 메뉴들도 주효했다. 고풍스러운 건물이 주는 분위기도 좋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식당이기도 하다. 160만 동, 우리 돈 8만 원. 여기는 진짜 하노이에서 가봐야 하는 레스토랑 아닐까.

 

잔뜩 취한 아버지

 

행복한 마지막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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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낮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기와 함께하는 가족 여행지로써 하노이를 객관적으로 평하자면, 솔직히 조금 애매한 듯 하다. 관광지가 좀 부족하고, 시내를 돌아다니기 좀 어려운 부분(인도 상태, 많은 오토바이, 매연 등)이 있다. 다만 아이 없이 성인들끼리 놀러 온다면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 다음에 하노이에 놀러 온다면 아마 인근 지역 골프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이번 여름휴가도 나름의 계획을 세워 즐겁게 보냈던 것 같다. 장소는 중요치 않고, 어디든 일상에서 떠나 멀리 나오면 여전히 좋다. 특히 도연이와 단 둘이 해외로 떠난 날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아들이 꽤 컸구나 느꼈던 날이다. 날씨가 조금 아쉬웠지만, 그만큼 맑은 날씨가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여행을 다녀온지 꽤 지난 오늘까지도 도연이가 가끔 '우리 하노이 갔었잖아', '지오반니 가서 피자 먹었지?' 이야기를 한다. 내가 주입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일로 기억해 준다니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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