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3_08 베트남-하노이

(베트남 여행) 1일차 - 하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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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이와 함께하는 두 번째 여름휴가. 아직 장거리 비행은 무리라고 판단, 동남아 국가 중에서 고민 끝에 하노이로 결정했다. 예전에 한번 와본 적이 있었지만, 사실 특별히 볼거리(특히 아이들이)가 많은 곳은 아니다. 큰 목적 없이, 아이와 호캉스를 즐길 요량으로 다녀오기로 했다.

아쉽게도 아내 박씨는 회사 일정 문제로 하루 늦게 올 수밖에 없었는데, 내가 도연이를 데리고 가도 문제없으니 데리고 가겠다고 강력 주장했다. 사실 아들을 데리고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컸고,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기도 했다. 모든 짐도 내가 가지고 간다. 모두가 괜찮겠냐며 우려를 했지만, 난 자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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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인천공항으로 출발. 부모님의 도움으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수속이나 환전, 와이파이를 찾을 때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아쉽게도 비행기가 거의 풀 부킹이라, 도연이와 자리가 떨어진 자리를 받게 되었다. ZED의 숙명이다. 다행히 주변 분들에게 양해를 구해 자리를 옮겨 앉을 수 있었다.

 

5시간의 비행동안, 도연이는 고맙게도 별 투정 없이 잘 와주었다. 비행기에 벌써 적응해 버린 건가..

 

고마운 중장비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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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 즈음 공항에 도착. 수속을 금방 마치고, 택시를 타고 바로 호텔로 이동했다. 30분 정도 걸려 호텔에 도착하니, 이제야 도연이도 나와 마찬가지로 마음이 좀 편해진 것 같았다.

숙소는 '서머셋 웨스트 레이트 하노이 Somerset West Lake Hanoi'. 하노이 북동쪽 '서호' 주변에 위치한 레지던스형 호텔이다. 침실이 따로 있는 스위트룸으로 예약했는데, 1박에 10만 원 정도로 예약할 수 있었다. 주변에 다른 유명 브랜드 호텔과 고민을 했는데, 이 호텔에서 정말 만족했다(가격도 절반). 다음에 하노이에 온다면 또 묵을 수 있을 만큼 좋았다.

 

객실도 넓고 깨끗했다.
냉장고, 세탁기 등 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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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걸어서 30초 거리에 피자집이 있어 가보았다. 레스토랑 이름은 '지오반니 Giovanni's'. 이탈리아 사람이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보였다. 부라타 치즈와 루꼴라가 올라간 시그니처 피자, 그리고 스페셜 까르보나라를 시켰다.

 

도연이가 평소 궁금해하던 화덕도 볼 수 있었다.
'스페셜' 까르보나라는 큰 치즈 위에서 바로 면을 볶아 준다. 불쇼는 덤.

 

전체적으로 꽤 짜다. 그럼에도 이탈리아 현지 맛처럼 짠맛 외에도 다양한 풍미가 느껴졌다(이탈리아 가본 지 10년 넘음). 피자는 화덕에서 구운 티를 냈다. 도연이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잘 먹었다. 다해서 87만동, 4만 5천원 정도. 별점 4/5.  

 

도연이가 웃으니 나도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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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도연이와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시차를 고려하더라도 낮잠시간이 한창 지난 4시 정도가 되어서야, 도연이가 낮잠을 짧게 잤다. 길게는 못 잤다.

 

날이 점차 흐려진다. 하노이의 8월은 우기.
고생시켰나 싶어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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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저녁을 먹으러 갈 겸 밖으로 나왔다. 호텔을 한 바퀴 둘러봤다. 이곳은 레지던스형 호텔이라 장기 출장, 한달살이를 하는 한국인, 일본인도 많다. 그래서 숙소 자체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생활 밀착형으로 알찬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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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부모는 아이에게 '쌀'을 먹여야 한다는 집착이 있다. 걸어서 15초 거리에 일식당이 있어 가봤다. 

'치바 산 Chiba san'이라는 일식당(혹은 이자카야)였는데, 주력 메뉴는 꼬치구이로, 그 외에 다양한 메뉴가 있다.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쌀밥, 미소국, 가라아게를 도연이를 위해 시키고, 내가 먹을 것으로 캘리포니아 롤을 시켰다. 꼬치구이와 맥주가 너무 먹고 싶었지만, 아이와 단 둘이 있으니 자제하게 되더라.

 

 

새로 생긴 식당처럼 보여서 큰 기대는 안 했는데, 기대 외로 정말 맛있었다. 국내 어설픈 이자카야보다 훨씬 맛있었다. 역시나 먹다 보니 일본 비즈니스맨들이 회식을 하러 오더라. 꼬치구이의 맛이 궁금해졌다. 아들도 미소국에 밥을 말아 야무지게 한 끼 드셨다. 33만동, 한화 약 1만 7천원. 별점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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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적당히 큰 마트가 있어 장을 봐서 들어왔다. 수박과 과자, 맥주를 사 왔다.

 

알뜰살뜰 우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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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이를 씻기니, 금방 잠들었다. 어제 못 본 예능 프로그램을 맥주와 함께 즐겼다. 피곤한 하루였지만, 소소한 행복감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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