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3_03 대만

(대만 여행) 2일차 - 타이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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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가 아침 식사 장소를 알아봤다고 해서 찾아갔다. 숙소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었다.

 

약간 당황스러운 위치..

 

'五湖豆漿'이라는 완전 로컬 식당. 아침부터 긴 줄이 있었다. 영어메뉴는 없었지만 눈치껏 사람들이 많이 먹는 걸 골라 시켰다.

 

 

무 케이크, 딤섬, 요우티아오, 또우장을 시켰다.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음식 하나하나 깔끔하고 맛있었다. 특히 무 케이크가 시루떡 같은 식감에 단짠의 맛이 있어 좋았다. 대만의 길거리 음식은 대부분 깔끔하게(위생적으로) 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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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는 아파트 내 작은 공원이 있었는데, 별 것 없었지만 조용하고 평온한 곳이었다. 박씨가 커피를 사 오기로 했고, 난 여기 돌계단에 누워 잠깐 눈을 붙였다. 날씨도 좋았고 행복한 기운이 느껴져 기억에 크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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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사러 간 박씨가 자기 있는 곳으로 오란다. 원래 가려했던 스타벅스가 공사 중이라 방황을 한 듯하다.

 

 

'Gabee'라는 카페였다. 조금 비쌌지만 비싼 만큼의 맛을 하는 커피를 마셨다. 유명한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카페라고 하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 말고 더 좋은 걸 마셨어야 했나 싶다. 그렇지만 덥고 목말라서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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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자전거를 타고 이동을 하기로 한 날이다. 박씨가 워낙 자전거를 좋아하기도 하고, 날씨도 좋았다. 게다가 타이베이의 공공 자전거 시스템 'YouBike'는 서울의 '따릉이'만큼 잘 만들어져 있다. 박씨피셜, 자전거는  YouBike가 더 좋다고.

 

자전거를 타고 '엑스포 공원'까지 갔다.

 

 

경로상 약 3킬로, 15분의 거리지만, 가는 길이 꽤나 험난했다. 좀 더 편한 길이 있었을 텐데, 자전거 전용도로가 별로 없는 길로 가는 바람에 큰 차들과 좁은 길에서 함께 달리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박씨와 나는 이 과정에서 체력을 많이 소비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래도 공원은 정말 예뻤고,
도착하니 기분이 상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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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는 '린안타이구춰 林安泰古厝'라는 고택이 있었다. 무료로 들어갈 수 있어 들어가 봤다.

 

 

건물이 예쁘고 정원도 잘 구성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크지 않은 곳이라 잠깐 둘러보고 나와, 다시 엑스포 공원으로 왔다.

 

 

도연이와 같이 왔으면 잔디밭에서 잘 뛰어놀았겠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아마 분명히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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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점심에 박씨의 나고야 (초단기)유학 시절 대만 친구인 'Amigo'를 만나기로 한 날이다. 약 7~8년 전 아미고가 한국에 왔을 때 같이 놀아서 나도 나름 친분이 좀 있다. 지금은 대만에서 잘 나가는 변호사님이시다. 아미고가 예약한 식당이 그닥 멀지 않은 곳이라 자전거는 반납하고 걸어갔다.

 

 

장소는 'Shinyeh'라는 대만 가정식 식당이었다. 오랜만에 아미고를 만났고, 아미고 친구분도 함께 와주셨다. 만나서 그간의 안부도 묻고, 어떻게 지내는지, 여행은 어떤지 즐거운 수다를 떨며 식사를 했다. 언젠가부터 K-컨텐츠도 빠지지 않는 주제가 되어버렸다. '더 글로리'가 인기가 정말 많단다.

음식은 아미고가 알아서 시켜줬다. 믿음직스러웠다!

 

동파육. My best pick.
돼지 간 요리. Park's best pick.
레몬 크림 새우.
오믈렛류.
오징어 튀김.

 

현지인의 추천은 역시나.. 음식 하나하나 너무 맛있었고, 불편한 점 하나 없이 잘 신경 써줘서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미고의 친구분도 우리가 어색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티를 안 내고 친절하고 재밌게 해 주셨다. 게다가 식사를 아미고가 대접해 줘서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고마웠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박씨와 아미고는 서로 너무 반가워하며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행복해 보였다. 다른 나라에 친한 친구를 두고 있는 박씨가 멋있어 보였다.

 

두어 시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아쉽지만 헤어져야 했다. 헤어지는 지하철에서 박씨가 아쉬워서 눈물이 글썽이더라. 참 정이 많고 눈물도 많은 사람이다. 다음에 또 만날 날을 기다리며 작별 인사를 했다. 다음에 또 대만에 오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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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고와 헤어지고, '다안 삼림 공원 大安森林公園'에 왔다. 타이베이시 중앙에 위치한 큰 공원이다. 주말이라 그런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신기한 수목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이뤘다. 우리도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쉬기로 했다.

바닥에 깔만한 마땅한 것이 없어 주변 편의점, 마트에 돗자리를 사러 번갈아 다녀왔다. 그치만 결국 구하지도 못하고 체력 낭비만 해버렸다. 결국 박씨가 돗자리 대신 큰 타월을 하나 사 왔고, 지쳐서 대충 깔고 누웠다. 그 타월은 도연이 수건으로 잘 쓰고 있다. 바닥이 좀 배겼지만, 선선한 날씨에 나무 그늘 아래에서 누워있으니 행복하기만 했다.

 

피크닉하기 너무 좋은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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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타이완 국립대학'까지는 자전거를 다시 타기로 했다. 대만 최고의 학교이자, 아미고가 나온 대학교기도한데, 아미고가 거길 왜 가냐는 반응이 있긴 했지만, 사진으로 본 이미지가 맘에 들어서 한번 가보고 싶었다. 게다가 주말이면 한적해서 캠퍼스 내를 자전거로 한 바퀴 달리면 좋을 것 같다는 멋진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

 

하필 신학기 개강에 맞추어 동아리 홍보를 하는 주간이었는지, 사람이 정말 너무 많았다. 대학교 축제 수준으로 사람이 많았다. 자전거를 타고 요리조리 사람을 피해 간신히 캠퍼스를 둘러볼 수 있었다.

 

 

그치만 캠퍼스는 낭만과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었고, 괜히 법과대학 앞을 지나가며 아는 척을 해보기도 하며 대학 시절을 떠올렸던 것 같다.

 

하지만 30대 중후반 부부의 체력은 이미 고갈되었고, 황급히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저녁 식사도 잊은 채 뻗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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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근처에 '랴오닝 야시장 遼寧夜市'이라는 작은 야시장이 있었다.

 

 

아.. 이게 취두부 냄새구나.. 처음 맡아봤는데도 바로 알겠더라. 조금 구경하다가, 초입에 있던 'Lan fang 蘭芳'이라는 국숫집으로 갔다. 주변에서 그나마 좀 깔끔한 식당이었다. 매운 국수와 만두류를 시켰는데, 배고파서 그랬는지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근처에서 얼음+떡 디저트류를 시켰는데, 영어메뉴가 없어서 대충 사람들이 많이 시키는 걸로 손가락으로 가리켜 시켰다. 박씨는 달아서 거의 안 먹고, 내가 두 개를 먹게 되었다. 양은 어찌나 많던지..

 

똑같은 게 두개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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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아쉬워서 부근에 그럴싸해 보이는 야키토리집을 찾아갔는데(야키토리에 빠져있던 시절임), 예약이 다 찼다며 두 군데나 문전박대를 당했다. 아쉬운 마음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 날은 2023년 상반기 체력적으로 제일 힘들었던 날 중 하나로 기억한다. 타이베이에서 자전거 함부로 타면 안 된다.

그렇지만 아직도 가끔 '그날 기억나니?'라고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기억에 남고 재밌었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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