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3_06 일본-시라하마

(일본 여행) 3일차 - 시라하마/와카아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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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최고로 맑았던 셋째 날.

 

 

여행와서 원없이 먹는 주스.

 

2박 3일 간 묵은 '산로쿠소'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음에 시라하마에 또 온다면 묵어도 좋을 듯. 전체적으로 종업원 분들이 시니어셨는데, 친절하고 부담 없이 편하게 해 주셔서 좋았다.

체크아웃이 10시인데, 레이트 체크아웃이 어렵다고 해서, 시간에 맞춰 나와야 했다. 날씨가 좋아 바닷가에서 놀기 좋았을 것 같았는데, 바로 나와야 해서 아쉬웠다.

그나저나 저녁 7시 비행기인데, 그때까지 바깥에서 시간을 잘 써야 했다. 그나마 차를 렌트해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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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목적지는 '토레토레 어시장 Toretore Ichiba'. 와캬아먀 현 최대 규모의 어시장이다.

 

 

도연이가 차에서 푹 낮잠을 자서, 한 명씩 번갈아 시장을 구경했다. 다양한 해산물과 특산품, 주류 등을 팔고 있었다. 시장도 깔끔하고 볼거리도 많아 재미있었다. 해산물 바베큐 가게가 있다고 해서 갈까 했는데, 도연이 낮잠 시간 때문에 포기하고, 참치 초밥과 주꾸미 타코야키를 사 와 차에서 먹었다. 둘 다 매우 맛있었다!

그리고 다음 주에 친구들과 놀러 가서 마실 지역 특산물인 매실 사케도 사왔다. 박씨 픽이었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부드럽고 달달하니 좋은 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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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 즈음, 행선지를 고민하다가, 공항 근처에 종합 쇼핑몰이 있어 그곳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한창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에, 갑자기 도연이가 "쉬 마려"를 외쳤다. 고속도로에는 휴게소도 잘 안보였고, 갓길도 보이지 않아 엄청 당황했다. 박씨가 도연이에게 병을 건네주었으나, 도연이는 "이거 복숭아 음료수잖아"라며 사용을 완강히 거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도연이는 울며불며 쉬 마렵다고 소리를 질렀고, 결국 급하게 아무 출구로 빠져나와야했다. 출구 이름은 '와카야마'였다. 다행히(?) 와카야마 현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

 

도시로 들어오자마자 화장실이 있을 것 같은 건물에 들어가 바로 화장실로 직행했다. 낚시용품 매장 건물이었다. 다행히 볼 일은 무사히 마쳤다.

 

거사(?)를 치르시고 OJ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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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기에 왜 있는 거지 박씨와 한참 이야기를 하며 웃다가, 이것도 인연인데 와카야마시 관광이나 하고 가자고 했다. 우선 점심 먹으며, 구체적인 다음 장소를 정하기로 했다. 구글링을 하며 찾아봤는데 '사이제리아 Saizeriya'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나왔다. 박씨가 이곳은 저렴한 레스토랑인데,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메뉴 하나에 3~4천원.
사방 벽에 세계 명화가 그려져 있다.

 

점심시간에 꽤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저렴한 곳이었다. 그래도 나름 와인과 에스까르고도 팔고 있었다.

피자와 햄버그 스테이크, 감자튀김을 시켰는데, 가격을 생각하면, 아니 가격을 차치하고 나쁘지 않았다. 세 가족 점심 한 끼로 1,150엔(!), 우리나라 돈으로 1만 원이 나왔다. 나중에 찾아보니 일본의 패밀리 레스토랑은 우리나라의 그것보다 더 접근성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듯했다. 재밌는 식사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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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가 고민이었다. 이날 날씨가 꽤 후덥지근했는데, 야외 활동을 하자니 체력이 조금 걱정되었다. 그렇지만 이 와카야마시에 언제 와보겠냐는 일념 하나로, 와카야마시의 최대 관광지인 '와카야마 성'에 가보기로 했다. 편의점에서 원조 박카스, '리포비탄 D'를 원샷하고 길을 나섰다.

 

근처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왔다. 더운 날씨에, 도연이는 공원 입구부터 안아달라고 한다. 힘내자..!

 

높이 보이는 성채. 저기까지 올라가야한다..

 

와카야마 성으로 가는 코스에는 이것저것 볼거리가 있어, 천천히 구경하며 가기에 좋았다. 동물원도 있었다. 무료로 볼 수 있다.

 

 

무료지만 관리가 잘 되어있었고, 붐비지 않는 환경에서 동물들을 조용히, 가까이 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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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채로 가려면 계단으로 올라가야 한다. 도연이가 안아달라고 보채는 것을 보고 할아버지들이 웃어주셨다.

도연이를 안고 힘내서 올라왔다. 다행히 생각보다 금방 올라온다. 성 안까지 들어가지는 않고, 밑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잠깐 시간을 보냈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고 한적했다. 도연이도 땀을 뻘뻘 흘렸지만, 즐거워 보였다.

 

일본은 매가 많다는 걸 깨달음.
오사카가 부산이라면, 와카야마는 진주같은 느낌?

 

성 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니 오후 4시쯤 되었다. 대공원을 구경한 기분이었다. 조금 덥고 힘들었지만 후회는 없었다. 도연이 덕(?)에 계획에 없던 곳까지 와보고, 즐거웠다. MBTI 'P'처럼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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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 없던 여정을 마무리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2박 3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나름 알차게 보낸 휴가였다. 그리고 기대보다 200% 만족한 여행이었다. 박씨와 시라하마에 또 오고 싶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 그리고 나는 일본의 소도시 여행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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