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3_06 일본-시라하마

(일본 여행) 2일차 - 시라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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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다다미 왜 이렇게 편함? 세 가족 모두 푹 잘 자고 일어났다.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다.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서양식+일본식인 게 조금 색달랐다. 맛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카이센동, 우동 코너
생선 구이
오니기리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이랄까, 이틀동안 편하게 잘 먹었다. 도연이도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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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잠깐 산책. 오늘은 날이 조금 흐리다.

 

물은 정말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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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시라하마 해안가 대표 관광지를 돌아보기로 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산단베키 三段壁' 절벽이다. 숙소에서 차로 10분이면 도착.

 

큰 해안 절벽 지형이 펼쳐져있다. 나랑 박씨는 해안 절벽에 올 때마다 영화 '토르' 이야기를 한다. 특히 날씨까지 흐리면 토르랑 로키가 헬라를 만나던 장면이 안 떠오를 수가 없다.

 

 

근처에는 동굴도 있다. 성인 1인당 1,300엔의 입장료를 내고 동굴로 내려갈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순식간에 내려간다.

 

 

이 동굴은 옛날에 해적이 배를 숨기는 장소로 쓰였다고 한다. 어둡고 습하고, 파도가 부딫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보니 분위기가 으스스하기도 하다. 도연이는 울면서 자꾸 나가자고 했다. 2,600엔을 내고 10분 만에 올라왔다. 더 천천히 둘러보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가볼 만한 장소였다.

 

겁쟁이야..
귀염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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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센조지키 千畳敷'. 천 장의 다다미라는 뜻이란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오면 탁 트인 전망이 보인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곳저곳 탐험하듯 돌아다니다가, 바닥에도 앉았다가 누웠다가 시간을 보냈다.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와볼만한, 추천할만한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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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 식당이 있어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뷰 맛집.
생참치 덮밥.
참치까스(?)

 

박씨는 예전에 와카야마 근교에 놀러온 적이 있었는데, 참치를 안 좋아하는데도 생참치를 너무 맛있게 먹었다고, 생참치는 냉동참치와 차원이 다르게 맛있다고 항상 이야기를 해왔다. 주문한 참치덮밥은 아마도 생참치로 보였는데(시라하마가 속한 와카야마현의 참치 어획량은 일본 최고라고 함), 육향이 평소 먹어온 냉동참치보다 강했고 식감이 단단하고 탱글한 느낌이 들었다. 의외로 저 참치까스도 엄청 고소하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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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와 낮잠을 무려 3시간이나 잤다. 다다미 뭔데..

기력을 보충하고 다시 외출을 나섰다. 시라하마 북쪽에 얕고 한적한 해변이 있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북쪽이라고 해봤자 차로 5분이면 간다. '에즈라 江津良' 해변이라는 곳이었다.

 

도착하니 한적하다못해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린아이 두 명이 놀고 있었고, 중고등학생 한 무리가 왁자지껄 놀고 있었다.

박씨는 여기서 놀아도 되는 거냐며 약간 불안해했다. 무슨 소리야.. 당연히 놀아도 되지. 돗자리를 깔고 도연이 장난감을 꺼내줬다.

 

 

귀여운 두 명의 어린아이들이 뜰채로 뭔가를 잡으려고 하고 있었다. 뭐 잡니? 몇 살이니? 친구니? 물어보니 5살 쌍둥이 남매란다. 이름은 하루와 아키, 봄이와 가을이였다. 예쁜 이름처럼 얼굴도 귀엽고 하는 짓도 귀여웠다. 나도 같이 물고기를 쫓으며 놀았다. 아이들은 도연이에게 조개를 여러 개 주워다 주며 예뻐해줬다. 아키는 우리에게 블랙핑크 지수를 좋아한다고 유튜브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이들은 근처 민박집의 아이들이었다. 여기 와봐라, 저거 봐라 따라다니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내가 일본어를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매가 정말 많았다. 물고기를 사냥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를 꼽으라면 이곳일 듯. 날씨나 평온한 분위기도 좋았고, 같이 시간을 보내준 아이들도 좋았다. 한적하게 가족, 어린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인생 뭐 있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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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슬슬 지기 시작했고, 아쉽게도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본 멋진 풍경들.

 

'Engetsu 円月島', 둥근 달의 섬.
다시 시라하마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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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와서 씻고 하다보니 어느새 8시가 되었다. 생각보다 시라하마 식당이 늦게까지 하는 곳이 많지 않아, 영업 중인 가까운 라멘집에 갔다. '라멘 바쿠마쓰 Ramen Bakumatsu'라는 식당.

 

 

약을 먹느라 술을 못먹다가, 약을 다 먹고 2주 만에 마신 맥주였다. 맛이 어땠겠는가. 라멘도 맛있었다. 직원들도 친절하고 좋은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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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와서 로컬 맥주 두 병을 더 마셨다. 생각보다 맛은 평범했다.

부지런히 논 하루였다.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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