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3_06 일본-시라하마

(일본 여행) 1일차 - 시라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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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와 둘이 오사카에 짧게 갔다 올까 하다, 우리와 애착관계가 더욱 깊어진 도연이도 같이 가기로 했다. 요즘 부쩍 말도 잘 듣고 잘 따르기도 해서, 같이 가는데 큰 무리가 없을 듯했다.

다만 오사카는 사람도 많고, 도연이를 데리고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오사카 주변 지역을 쭉 훑어보다가 '시라하마 白浜'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내려가면 위치한 해안 마을인데, 해변이 예쁘고 물도 맑은 곳이라고 한다. 일본 내에서도 신혼 여행지, 가족 여행지도 많이들 찾는 곳이라고도 한다. 구글로 스윽 보니 마을도 작고 볼거리도 적당히 있어서 짧게 있다가 오기 좋을 듯했다.

 

120km.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에서 충주 정도 거리로 보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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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김포까지 30분, 김포에서 오사카까지 2시간, 오사카에서 시라하마까지 1시간 30분. 넉넉잡아 집을 나서고 5~6시간 정도면 리조트에 체크인을 할 계획을 세웠다.

 

 

렌터카를 인수하고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좌우가 바뀐 시스템에서 운전을 하자니 긴장되고 적응이 쉽지 않았다. 특히 차선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 자꾸만 좌측 차선을 밟고 달려서 경고음이 울렸다.

그렇지만 소문대로 일본 운전자들의 매너와 운전 습관이 좋아 운전하는데 조금 안심은 되었다. 운전하면서 클락션 소리 한번 듣지 못했다. 과속과 클락션, 창문 내리고 센 척이 일상인 한국 운전자들은 진짜 배워야 한다.

 

긴장..긴장..

 

예기치 못하게 가는 길에 사고가 있어서, 차가 엄청 밀렸다. 1시간 30분 거리를 2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왔다. 가는 길에 도연이가 좀 힘들어했다. 톨비는 대략 3,000엔 정도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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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여정을 마치고 도착한 'Sanrakuso 三楽荘'라는 리조트. 오래된 리조트였지만 평이 좋아 선택했다. 나이가 있으신 아저씨께서 친절하게 주차 안내를 해주셨다. 리셉션 역시 일본 답게 나이스했다.

 

연식이 느껴졌지만, 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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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은 다다미 스타일로 예약했다. 아기와 다 같이 생활하기에 더없이 편리했다. 외출을 하고 저녁에 돌아오면 이불까지 완벽하게 세팅해 주신다. 들어오자마자 탁 트인 바다가 보인다.

 

집에 돌아가자고 몇번 외치시더니, 적응하시고는 즐겁게 노시던 울 아드님.
순간 와이키키 해변이 떠오를 정도의 아름다운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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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바다를 본 우리는, 흥분을 참지 못하고 바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해변으로 갔다.

 

 

 

물이 조금은 서늘했지만 정말 맑았다. 많은 어린 아기들이 수영을 하고 있었고, 도연이도 튜브를 타고 재밌게 놀았다. 7월 정도 되면 수온이 더 따뜻해져 아기들이 더 편히 수영할 수 있을 듯했다.

물속에는 많지는 않지만 어렵지 않게 물고기들을 볼 수 있었다. 확실치는 않지만 복어가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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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쯤 되니 물아래에서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한 시간 정도 놀고 숙소로 올라왔다.

이 리조트의 좋은 점은 온천 시설이 있다는 것이었다. 기대를 크게 안 했는데, 너무 맘에 들어 매일 2번씩 이용했다. 도연이도 처음에는 어색해하고 무서워하더니, 나중에는 탕에도 들어가고 온천을 즐길 줄 알게 되었다.

 

아빠 따라 '대욕장' 가는 길.
유카타 사이즈를 잘못 고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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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하게 온천욕을 즐기고,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박씨가 찾은 곳인데, 오사카의 명물인 '오코노미야끼' 전문점이었다. 걸어서 15분 정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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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어마어마하게 좋았고, 천천히 시라하마의 골목길을 구경하며 걸어오니 금방 도착했다.

 

'기린야'. 기린의 집.

 

아주 잠깐의 웨이팅을 하고 2층 테이블로 안내를 받았다. 사람들도 많고 식당 내 분위기를 보니 여기, 맛집이다.

 

박씨에게 맛있는 걸 시킬 것을 강요했다.
호르몬(곱창) 야키소바
믹스 오코노미야끼
그리고 스지 버터.

 

벌써 공개하기 이른 감이 있지만, 이번 여행 중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있었다. 일본에서 먹는 오코노미야끼나 타코야끼는 '부드럽다'는 느낌이 무척이나 강하다.

15년 전 YS와 일본에 처음 놀러 왔을 때 오코노미야끼를 처음 먹어보고 충격을 받았었는데, 그 이후에 한국에서 어설픈 이자카야에서만 먹다가 오코노미야끼에 대한 애정이 많이 식었었다. 이번 여행에서 오코노미야끼는 맛있는 음식이란 걸 다시금 알게 되었다. 같이 시킨 야키소바와 스지도 물론 엄청 맛있었다.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린다는 점 말고는 완벽했다. 박씨는 진짜 재즈가 나오고, 와인 리스트가 있는 이곳이 범상치 않은 곳이라고 말했다.

 

크림 소다, 메론 소다도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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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그리고 편의점도 잠깐 다녀왔다. 와이프와 도연이를 재우고 온천에 혼자 다녀왔다. 행복했다. 도연이는 자꾸 '아리가또 크리스마스'라고 한다. 즐거운 첫째날이었다.

 

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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