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4_05 터키

(터키 여행) 6일차 - 파묵칼레

페티예 오토갈(버스터미널)에서 파묵칼레로 가는 버스는 거의 매시각마다 있었다. 우리는 9시 버스를 타고 파묵칼레(정확히는 데니즐리)로 떠났다.

약 4시간이 소요되는 여정이었다. 가는 동안 우리나라와는 다른 풍경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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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운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중앙선침범이 밥먹듯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주로 2차선 도로로, 도로가 좁다보니 앞차가 느리게 가는 경우에는 망설임없이 중앙선을 넘어 추월을 한다. 그럴때마다 등골이 오싹했다. 물론 운전기사들이 반대편 차로에 차가 없다는걸 여러번 확인하고 추월을 하는 것이겠지만, 너무나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파묵칼레로 가는 도중에 교통사고 현장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승용차가 휴지조각처럼 구겨져 있었다. 아마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사고였을 것이다.

그리고 또 인상깊었던 것은 가드레일이 거의 없다는 것. 그로 인해 나도 ATV가 도로 옆 계곡으로 굴러떨어지는 사고를 피하지 못한 것이지만, 터키에는 정말 아찔한 낭떠러지가 있는 커브 구간에도 가드레일을 보기 힘들다. 그냥 하얀 나무표식만 꽂혀져 있다.

아무튼, 터키에서의 운전은 너무 위험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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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묵칼레에 가기 위해서는 데니즐리라는 도시를 거쳐야 한다. 데니즐리에서 내려서, 버스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세르비스'를 타고 파묵칼레 마을로 들어가야 한다. 여행책자에 보면 '세르비스'와 관련하여 이른바 '납치'라고 불리우는 호텔 호객을 주의하라고 쓰여있었으나, 나는 예상외로 너무 편하게 가서 다행이었다만 한편으로는 혼란스러웠다. 버스기사에게 또는 표를 구매하면서 미리 가는 법이라든가 세르비스 제공 여부를 물어보는게 좋겠다. 아니면 데니즐리행 버스에 파묵칼레로 가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있을테니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아보인다.(우리는 파묵칼레로 가는 터키 커플의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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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스를 타고 약 40분정도 더 이동하면 드디어 파묵칼레에 도착한다. 도착하자마자 나는 저녁시간으로 이스탄불행 버스티켓을 구매해두었다.

점심때가 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아무 식당에 들어가서 가볍게 식사를 먼저했다.


<식당에서 제일 저렴한 메뉴였던 비프 샌드위치. 한끼 때울만한 정도의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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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관광을 시작하였다.

마을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크고 하얀 산 쪽으로 갔다. 입장료는 25리라였다. 그냥 하얀 산이겠거니..하고 힘을 내고 올라갔다.



근데 물이 흐른다. 물은 게다가 따뜻했다.




이렇게 산 전체에 물이 흐른다. 충격적인 반전이었다! 미리 정보를 습득하지 못한 내가 무지한 것이지만,(사실 동행한 형도 몰랐었다.)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였다.





파묵칼레는 여행객들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었다. 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파묵칼레는 꼭 가야한다. 지구상에서 이렇게 경이로운 풍광은 이곳이 유일하다.


파묵칼레 석회층은 석회질을 함유한 지하수가 뿜어져나와 몇만년동안 석회질을 퇴적시켜 거대한 산크기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파묵칼레의 경치에 감탄하며 셔터를 눌러댔고, 천천히 꼭대기쪽으로 올라갔다. 정상쪽에는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우리는 해가 질 즈음에 다시 석회층으로 오기로 하고, 히에라폴리스 쪽으로 가보기로 하였다. 석회층 입장권에는 히에라폴리스 입장도 포함되어있다. 히에라폴리스는 파묵칼레 지역의 고대 도시이다. 온천이 유명해서 로마시대를 거쳐 휴양지로 발전했다고도 한다.


<히에라폴리스 곳곳에는 예쁜 장미들이 많이 있었다.>





<히에라폴리스에서 가장 유명한 '원형 극장'.>


<갈증이 나 '터키콜라'를 사마셨다. 무려 5리라(한화 약 2500원)에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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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묵칼레 여행을 하기 전에 선크림을 꼭 발라야한다. 석회층이 하얗다보니 햇빛을 얼굴에 그대로 반사시킨다. 사진속의 내 얼굴은 시간이 지날수록 검게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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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가 이스탄불인 나와 달리, 동행하는 형은 다음 목적지가 셀축이었다. 그래서 셀축행 기차 시간에 맞춰 먼저 떠나야했다. 이틀 뒤 이스탄불에서 만나기로 하고 형과 헤어졌다.


며칠만에 혼자가 된 나는 그늘 진 테라스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했다. 형과 헤어진 시각이 오후 4시쯤 되었는데 나는 7시까지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히에라폴리스의 못가본 유적지를 조금 둘러보고, 석양이 지는 석회층을 구경하고 마을로 내려갈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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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무덤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히에라폴리스의 온천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몰렸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수의 무덤이 생겼다고 한다.



<아름다운 꽃길 뒤로 보이는 곳이 무덤터.>


고대 무덤으로 가는 길에는 여러 개의 온천탕이 조성되어 있었다. 그 수가 많아 개인용으로 쓸 수 있는 정도였다.



<발이 피로하여 온천탕에 발을 담가 보았다. 물도 따뜻하고 경치도 아름다우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부모님과 함께 왔으면 참 좋아하셨을것 같았다.>


족욕(?)을 마치고 해가 지는 석회층의 모습을 보기 위해 석회층 쪽으로 돌아왔다. 그 명성대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버스탈 시간이 가까워져서 석회층에서 슬슬 내려왔다. 6시간 가까이 있었음에도 떠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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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로 이상한 걸 먹었다. 안에는 하얀 치즈와 파란 야채가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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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묵칼레의 버스회사에서 세르비스를 타고 데니즐리 오토갈로 이동했다. 오토갈에서 한두시간 정도 대기를 한 후 이스탄불행 버스를 탔다. 파묵칼레 생각이 자꾸 났다. 이스탄불은 더 좋은 곳이길 기대를 하며 불편한 버스지만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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