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2_11 일본-도쿄

(일본 여행) 1일차 -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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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을 회사일로 정신없이 보냈다. 재충전 겸 회사 권장 휴가+주말을 붙여 2박 3일로 박씨와 둘이 가까운 도쿄에 다녀왔다. 한동안 일본이 관광객 입국을 제한했는데, 그 제한이 풀리자마자 다녀온 것이다. 토착 왜구 그 자체.

 

무엇보다 도연이를 부모님께 맡기고 둘만 다녀왔는데, 편하게 술도 마시고, 가고 싶은 곳에 언제든 갈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여행 중 대화 주제의 절반은 아들 이야기였다는 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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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출국-나리타 입국 코스였는데, 시간 절약 측면에서 역시나 김포-하네다가 더 낫다.

나리타 공항에서 숙소(가스가역)까지 2시간이 걸린다.

 

우에노에서 환승

숙소는 출국 전날 '리치몬드 호텔 도쿄 스이도바시'로 잡았다. 도쿄돔 바로 앞에 있는 호텔이었는데, 위치나 시설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바로 옆에 24시간 돈키호테가 있고, 근처에 편의점이 2개나 있어 좋았다. 또 밤에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는 이자카야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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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짐을 풀고, 늦은 점심 식사를 위해 숙소를 나섰다. 조금 걸으면 구글 평점이 좋은 우동집이 있어서 그곳에 가보기로 했다.

 

새삼 도쿄가 따뜻한 도시라는 걸 느꼈다. 11월 서울보다 대략 5~10도 정도는 따뜻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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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어 '우동 마루카'라는 곳에 도착했다. 잠깐의 웨이팅이 있었지만, 메뉴판을 보고 고민하는 시간 정도만에 들어갈 수 있었다. 피크타임이 아니어서 웨이팅이 길지 않았을지도.

 

일본어 잘하고 싶다
생소했던 맥주, 알고보니 기린 제품이라고.
나는 보통 우동인 카케 우동을 시켰고
박씨는 가마타마 우동을 시켰다

영어 메뉴가 없어서 좀 불편한 점이 있다. 그렇지만 일본어 능력자인 박씨 덕분에 어렵지 않게 주문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먹는 우동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느끼며(아마 국내 맛집을 못 가봐서 그렇겠지만), 성공적인 첫 식사를 마쳤다. 19년 도쿄에서 먹은 우동보다는 약간 부족한 느낌이긴 했다. 하긴 그땐 한 시간 반을 기다렸으니 뭘 먹어도 맛있었을 듯.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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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고서점가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많은 고서점이 모여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책방에서 책을 보고 있었다. 일본어를 알지 못하지만, 나도 서점에 들어가 책들을 구경했다.

 

연간 독서량 0권은 그냥 걷는게 좋다

 

대형 서점에 익숙해진 서울에선 이제 보기 힘든 풍경이 아닐까. 이곳이 오랫동안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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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우동은 간식이야.' 숙소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는 많은 식당과 술집이 밀집한 곳이 있었다. 어디로 갈지 엄청 고민하다가, 평이 좋은 교자집에 들어갔다. '후지야' Fujiiya'라는 교자 전문점. I가 두 개다.

 

허름하고 가게도 좁다. 오히려 좋아!
행복.. 그 잡채..
모둠 교자와 오이 무침

 

모둠 교자에는 새우, 흑돼지 등 4가지 교자가 있는데 맛이 좋았다. 육즙이 풍부했고 만두피도 쫄깃했다. 특히 동그란 흑돼지 교자가 맛있었다. 우리는 첫날 식당 선택이 성공적이라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가게 안에 손님은 우리 밖에 없었지만 배달 주문도 많이 들어왔고 사장님도 친절한 느낌. 평점 5/5. 나중에 꼭 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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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도쿄돔을 지나서 왔다. 예전에 용석이랑 왔을 때는 여기서 야구를 봤는데, 우리나라엔 돔 경기장이 언제 생기냐며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세월 참 빠르다.

 

크리스마스가 한 달이나 넘게 남았지만,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였다. 바로 들어가기 아쉬워, 스타벅스에 잠깐 들러 노천에 앉아 밤공기를 즐겼다. 11월 도쿄는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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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박씨가 여행 전부터 약간 몸이 안 좋았는데, 내 시간에 맞춰 오다보니 일정 변경이 어려웠고, 결국 여행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여행 중에 힘들어 하는 걸 보니 많이 미안했다.

숙소에 일찍 들어와 박씨는 침대에 일찍 누웠고, (박씨의 강한 권유에)나 혼자 늦은 밤에 근처 술집에 왔다.

 

생각보다 늦은 시간까지 하는 곳이 많지 않아 적당한 곳으로 왔다. '아키요시 Akiyoshi'라는 전국적인 프랜차이즈 야키토리 가게였다.

 

카운터 석에 자리를 잡고, 대충 맨 위에 있는 메뉴인 닭, 돼지곱창, 쿠시카츠를 시켰다.

 

프랜차이즈가 이 정도면 야키토리 맛집은 대체 얼마나 맛있는 걸까. 너무 맛있고 분위기도 괜찮아서 내년에 친한 친구 녀석들과 여기서 술 한잔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숙소에 누워있는 아내가 생각났다(갑자기?). 박씨가 꼬치를 좋아하니까 내일 꼭 다시 데리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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