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9_09 괌

(괌 여행)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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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기 위해 미리 알아봐둔 식당에 갔다. 'Ben N' Yan's'라는 이름의 필리핀 식당이었다. 10시 오픈이라 해서 제때 찾아갔으나, 식당 사정으로 오픈이 30분 늦춰졌다. 소문에 맛있다고 하니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며 기다렸다.


<깔끔한 내부.>


<오징어 튀김, 홍합 구이, 갈릭밥.>


아침이니까, 어차피 많이 먹을 것 같지도 않아 조금만 시켰다. 그런데 우리 모두 너무나 잘 먹는 사람들이었고, 음식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래서 종업원의 추천을 받아 해산물 볶음을 추가로 시켰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예상되는 맛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맛이다. 장모님이 해산물을 좋아하신다고 해서 해산물 위주로 시켜봤는데, 매우 만족해하셨다. 음식이 조금 천천히 나온다는 점만 빼면 강추!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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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가 짐을 빼고, 새롭게 예약한 호텔에 짐을 보관하고 난 뒤 본격적인 오늘의 일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오늘은 주로 괌 남부를 돌아보기로 계획한 날이었다. 그 전에 우선, 괌 동쪽에 있는 신기하게 생긴 동굴이 있다고해서 가보기로 했다.



'Marbo Cave 마르보 동굴'이라는 곳인데, '가는 길이 조금 어렵다', '투어로 가는 걸 추천한다'는 글을 보고 잘 갈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은 되었으나, 혼자 가는 사람들도 많았고 또 유투브로 루트를 설명한 영상도 있어 미리 숙지하고 용기를 내 가보기로 했다.


가다보면 동굴에 가까워 질 때 쯤 인터넷이 끊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구글맵은 더 이상 안내를 하지 못한다. 구글맵은 도착했다고 말하지만, 동쪽으로 더 들어가야 한다.


<친절하게 표지판도 있다.>


표지판을 따라 아스팔트가 허용하는 한 쭉 운전해서 들어가면 된다. 그리고 아스팔트가 끝나고 몇 대의 차가 주차되어있는 곳을 볼 수 있다. 제대로 온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이제부턴 차에서 내려 걸어가면 된다. 가는 길에 도마뱀도 보이고 이상한 과일들도 보이고, 약간은 정글탐험을 하는 기분이었다.



산길을 따라 조금 걷다보면 사람들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습한 기운이 올라오는 큰 동굴이 보인다. 






조심스럽게 내려가면, 아래에는 투명한 연못이 있어 현지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다이빙도 하고 잠수도 하고 정말 신나게 노는 아이들이 건강해 보였다. 물에 발이라도 담가보고 싶었지만, 운동화와 양말을 신고와서 그러지 못했다. 나 빼고 박씨와 장인장모님은 물에 살짝 들어가셨는데, 물이 보이는 것만큼 시원하지는 않다고 하셨다. 동굴 내부도 조금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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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동굴을 뒤로 하고, 괌의 동쪽 끝 해안 절벽을 보러 나섰다. 중간에 갈림길이 있지만, 도중에 만난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다. 10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 절벽에 다다른다.




훼손되지 않은 초원과 넓은 바다(그리고 약간의 비바람)의 사이에 있으니 말그대로 자연의 일부가 된 기분이 들었다. 박씨는 영화 '토르:라그나로크'에서 헬라와 토르가 처음 만난 장소 같다고 했다. 날씨만 좀 더 좋았으면 자리 깔고 앉아 시간을 더 보냈을 것 같다. 비 줄기가 조금 굵어지는 것 같아 조금만 구경하고 차로 복귀했다. 한 번쯤 와볼만한 곳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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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괌 남쪽을 돌아볼 차례다. 파세오 공원-아가나 대성당-아산 만 전망대-에메랄드 밸리-탈라이팍 다리-메리조 공원의 루트.



중간에 커피도 마시고, 천천히 구경하니 3시간 정도 걸렸다. 원래 몇 군데 더 가려고 했는데, 늦게 출발하기도 했고 비까지 오는 날씨여서 무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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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처음 도착한 파세오 공원. 특이하게 자유의 여신상이 있었다.




<모녀의 행복한 시간.>




다음으로 갈 성당 근처에 있어서 와 본 공원인데, 잠깐 들르기에 나쁘지 않았다. 모래사장에서 아이들이 놀기에 좋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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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이볼 성애자 박씨가 가자고한 카페, '마이티 퍼플 Mighty Purple'. 인테리어가 꽤 멋졋다.






카카오 스무디(내가 코코넛이랑 헷갈려서 잘못시킴)랑 아사이 볼을 먹었다. 다른 열대과일 스무디도 있었는데 그걸 시켰어야 했다. 아사이 볼은 아직 나에겐 미지의 음식이다. 저 작고 빨간 이름 모를 건과일이 맛있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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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가나 대성당. 장모님이 천주교 신자셔서 일부러 이곳에 방문해봤다.




개인적으로 성당에 큰 감흥은 없는 편이다. 그에 반해 장모님은 성당 내부도 오랫동안 들여다보시고 흥미가 있으신 것 같았다.


성당 바로 옆에는 공원이 있었다. 지금 찾아보니 '스페인 광장'이라는 곳이었다.




넓은 녹지가 주는 편안함이 있다. 어려운 일인 건 알지만, 서울에도 공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공원 한켠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GUAM' 글자 조형물이다. 이곳 말고 다른 곳에도 이 조형물이 더 있다고 한다.




사진이 예쁘게 잘 나왔다. 맘에 드는 사진을 건지고 그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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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만 전망대. 말그대로 '아산 만'이 잘 보이는 전망대였다. 아산 만은 세계 2차대전때 미군이 괌을 탈환하기 위해 상륙한 지역이었다.





눈 아래 펼쳐진 산등성이에서 있었을 전투를 상상하니 무섭고 조금은 서글퍼졌다.

옆에는 일본인 관광객들도 있었다. 하와이 진주만에도 일본인 관광객이 그렇게 많다던데, 그들은 그곳에서 무슨 기분이 들까?



제2차대전 중 있었던 크고 작은 전투의 이정표가 있었다. 맨 마지막에는 핵폭탄 투하 지점이 표시되어 있었다. 별거 없었던 곳이었지만, 강한 인상을 받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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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에메랄드 밸리. 사실 큰 기대없이 간 곳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물이 너무 맑았고, 많은 물고기들이 모여 살고 있었다. 공장에 필요한 냉각수를 배출하는 물길인데, 따뜻해진 물에 많은 열대어들이 모여 사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바로 뒤에는 큰 공장이 있어 좀 위화감이 들기도 했다.




이곳에 온다면 굳이 스노클링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산호도 많았고, 잘 보면 아래 바다뱀도 있었다.


<게도 많이 살고 있었다.>


<바다로 향하는 물길.>


이날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어린아이들이 보면 신기해하고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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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고 재밌는 구경을 마치고, '탈라이팍 다리'에 갔다. 뭐 오래된 다리라고 한다.






별거 없는 곳이긴 한데, 분위기가 묘하게 운치 있던 것 같다. 작고 소박한 정원 같은 느낌이랄까. 날씨가 정말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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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여행의 마지막 장소, '메리조'로 향했다.







비가 오기 시작해서 여유있게 즐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남들 다 찍는 사진도 찍어왔다. 날씨만 좋았으면 더 예쁜 사진이 나왔을 거다.


원래는 전망대와 계곡에 더 가려고 했었다만, 비+허기짐으로 인해 남부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 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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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뭐 먹을지 돌아오는 길에 엄청 고민을 했다. 긴 고민 끝에 내가 점찍어둔 스테이크 집으로 가기로 했다.



론 스타 스테이크 하우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국 텍사스식 스테이크집이다.


배고파서 이것저것 시켰다. 




시금치 딥 나쵸, 포터하우스, 등심과 슈림프 콤보, 그리고 파스타를 시켰다. 소스를 발라서 굽는 걸 추천한다고 해서 포터하우스에만 그렇게 했다.





많이 구워져 나오다는 후기를 보고 미디움-레어로 시켜봤는데 나쁘지 않았다. 점원의 추천대로 소스 추가한 게 더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패밀리 레스토랑 스타일을 좋아해서 이번에도 맛있게 식사를 했다. 나쵸와 파스타도 무난히 맛있었다. 평점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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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돌아와 체크인을 하고, 씻고 쉬었다. 차타고 돌아다녀서 그런지 힘들지는 않았다.



두번째로 잡은 숙소는 롯데 호텔 패밀리 스위트룸이었는데, 장인장모님 방-우리 부부 방 두개를 이어 붙여서 사용하는 형태였다. 넓고 쾌적해서 불편함이 없었다.


숙소에서 좀 쉬다보니 심심해서 장인장모님께 말씀드리고 박씨와 둘이 밤에 맥주 마시러 나왔다.



<작은 와이키키 느낌이 나기도.>


밤 산책 겸 조금 걷다가 '샴록 Shamrocks'라는 펍에 들어갔다.



비어 칵테일이란 메뉴가 있어 시켜봤다. 첫잔은 기네스+라거로, 박씨는 진저 에일로.




새콤한 맛이 강렬했던 오리지널 스타일의 버팔로윙. 훌륭했다.



두번째 잔은 기네스+사과 스넵스. 대학 시절 종종 마시던 고진감래와 비슷했다. 취하는 줄도 모르고 마시던 그 술..

분위기도 좋고 재밌는 술을 파는 곳이었다. 평점 4/5.


짧은 외출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은 돌고래 투어가 있는 날인데 날씨가 계속 흐려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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