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4_05 터키

(터키 여행) 4일차 - 페티예/욀루데니즈

카파도키아에서 약 12시간동안 야간버스를 타고 페티예로 이동했다. 도착하니 아침 7시쯤.

오토갈(버스터미널)에 내려서부터 다음 행선지가 어딘지 묻고 자기 버스회사에서 미리 표를 끊으라며 말을 거는 호객꾼들 때문에 더 피곤했다.

짜증나는 호객꾼을 피하기 위해 함께 버스를 타고 온 한국분과 합세를 하게 되었는데, 이 한국분(이하 '형')과 여행 마지막까지 같이 동행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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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페티예 쪽으로 정할지, 욀루데니즈 쪽으로 정할지 고민을 하였다.

욀루데니즈의 숙소는 페티예의 숙소보다 비싸다. 그렇다고 페티예의 숙소가 싼 것은 절대 아니다. 욀루데니즈가 호화로운 '휴양지'라면, 페티예는 항구 '마을'이다.

페티예(욀루데니즈)에서 주로 즐기는 것은 패러글라이딩과 보트 투어인데, 투어 업체들은 주로 욀루데니즈 쪽에 모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형은 금전적 압박에 못이겨 페티예쪽으로 숙소를 정하였다.(여행책에서 가장 저렴한 숙소로 결정)


우리는 페티예와 욀루데니즈가 가깝다고 생각하였다. 여행책에는 페티예와 욀루데니즈가 가까이 붙어있는 것처럼 묘사되어있으나, 실제로는 돌무쉬를 타고 산을 넘어 40~50분 정도 가야하는 먼 거리다.

그러나 페티예에서 욀루데니즈로 가는 돌무쉬가 자주 있고, 또한 투어 업체에서 페티예까지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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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갈에서 나와 주민들에게 페티예행 돌무쉬(우리나라의 마을버스와 유사) 타는 곳을 물었더니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고 거기서 돌무쉬를 타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갔다.

지도를 열심히 보고, 또 주민들에게 물어물어 겨우 숙소에 도착했다.


<Artemis hotel>


<발코니에서의 전경>


숙소는 현재 관리를 거의 안하는 상태였고, 관광객들 보다는 주변 공사장의 인부들이 숙식을 해결하는 장소로 제공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트윈룸을 1박에 50리라(한화 2만 5천원)에 이용할 수 있었다. 1인당 1만원 조금 넘는 가격으로 페티예에서 잠을 잘 수 있다니. 게다가 지내는 동안 숙소 주인분과 관리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엄청난 친절을 베풀어 주셨다. 엄청난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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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하고 부족한 잠을 보충하며 휴식을 취한 후, 정오를 넘어서 우리는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위해 돌무쉬를 타고 욀루데니즈로 갔다.




'안녕하세요? 곤니찌와? 니하오?' 호객꾼들이 정신없이 외쳐댔지만, 휴양지 특유의 여유가 느껴지는 5월의 욀루데니즈였다. 새파란 하늘에는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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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글라이딩과 보트투어를 예약하기위해 몇 업체들을 방문하며 가격흥정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헥토르'는 패러글라이딩만 250리라(조종사가 찍어주는 사진, 동영상 포함)를 제시하였고, 또 한 업체는 패러+보트 175리라(사진, 동영상 제외), 그리고 '그래비티'는 패러+보트 180리라(사진, 동영상 제외)를 제시하였다. 어느정도 규모가 있어보이는 그래비티를 선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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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패러글라이딩을 하기위해 밴를 타고 산으로 올라갔다. 귀가 아플 정도로 엄청 올라간다. 나중에 알고보니 점프했던 곳이 해발 1965m였다. 한라산보다 높은 곳에서 뛰었다니! 날이 더 좋으면 더 높은 곳에서 뛴다고 한다.


<점프하는 곳. 이곳에서 약간 겁이 나기 시작한다.>


같이 뛰는 파일럿의 간단한 유의사항만 숙지하면 큰 어려움없이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목에 거는 카메라는 허용되나 핸드폰은 들고 탈 수 없었다. 셀카를 찍으면 본인들이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팔지 못하니 그런거다. 어이 없었지만 기분 망치기 싫어서 그냥 핸드폰을 반납했다.




<건조한 바람때문에 입은 바싹 말랐다. 지중해는 마치 푸른빛 스테인드 글라스 같았다.>


약 30분 정도의 비행을 마친 뒤, 샵으로 돌아와 파일럿이 자기가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준다. 사진과 동영상은 각 70리라, 둘 다 사면 120리라에 해준다고 했다.

흥정을 했지만 110리라 이하로는 안된다고 단호히 하더라.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진을 어디서 또 찍겠냐는 생각에 눈물을 머금고 구매했다. 이순간만큼은 갑과 을이 완전히 뒤바뀐 상황이 되어버린다.

그래비티는 사진+동영상 값이 너무 비싸다. 다른 업체는 아마 훨씬 쌀 것으로 생각된다. 충분히 알아보시고 선택하시길.


파일을 넣은 DVD를 받고 가방에 소중히 담았다. 자칫 DVD가 깨질 수도 있고 파일이 에러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문제 생길 경우 파일을 메일 등으로 보내달라고 파일럿에게 부탁하는 것이 좋다.


아, 그리고 사진 및 동영상을 찍을 때 손으로 찍는 파일럿보다는 긴 막대를 이용하여 셀프카메라를 찍는 파일럿을 추천. 훨씬 사진이 잘나온다. 나는 하필 손으로 찍는 파일럿이 걸려서 사진이 좁고 답답하게 나왔다.


같이 올라간 형이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내려오지 않았다. 물어보니 기상악화로 오늘 일정은 모두 취소되었다고 했다. 내가 오늘의 마지막 탑승자였다고 했다.



<형을 기다리면서 '홍합밥'을 먹어 보았다. 하나에 1리라. 맛있어서 3개 먹었다.>


2시간 정도 기다리니 형이 산에서 돌아왔다. 하릴없이 형은 내일 이른 아침에 타기로 하고 페티예로 돌아가기로 했다.



<바람이 많이 불던 욀루데니즈의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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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티예를 가볍게 둘러본 뒤, 출출해진 우리는 유명한 '피쉬 마켓'을 가보기로 했다. 길을 좀 헤매긴 했지만, 친절한 주민들의 도움으로 찾을 수 있었다. 피쉬 마켓은 레스토랑이 아니라 시장이었다.

우리의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부산 자갈치 시장과 비슷하게, 먹고 싶은 생선을 사서 근처 식당에 조리를 맡기는 시스템이다.(1인당 식사값 15리라로 기억.) 우리는 이름 모를 생선과 새우를 사서 가장 가까운 식당에 맡겼다.


<다양한 마그넷들>



<터키의 식당, 숙소, 터미널 등 어디에서나 '국민 영웅' 아타튀르크의

초상 및 동상을 볼 수 있다. 페티예에도 역시 아타튀르크가 있었다.>




<샐러드는 식사값에 포함된 것 같았으나, 옆에 있는 이상한 소스들은 따로 돈을 받았다. 엄청 비쌌다. 그냥 주는 것처럼 말하더니. 물값도 받았다. 그냥 주는 것처럼 말하더니.>


<생선을 따로 찍은 사진이 없어서 이렇게라도 대체. 생선요리도 괜찮았지만 매콤하게 볶은 새우요리가 특히 맛있었다.>


피쉬 마켓에서 예상치 못한 바가지를 쓰고 약간 기분이 찜찜한 상태로 숙소로 돌아왔다.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던 피곤한 날이기도하고, 다음날 아침에 있을 보트투어를 위해 일찍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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