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4_05 터키

(터키 여행) 3일차 - 카파도키아

이날은 투어가 없는 자유 일정이었기 때문에 느즈막히 일어났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조식. 저렴한 숙박비용 치고는 꽤 맛있는 조식이 제공되었다.

사실 터키에서 먹었던 모든 음식이 맛있긴 했다.>


원래는 스쿠터를 타고 카파도키아의 가보지 못한 괴레메 박물관이라든지, 우치히사르 성채 같은 곳에 가볼 생각이었다.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스쿠터 렌탈샵으로 갔다. 스쿠터를 빌리려고 했으나, 이전에 스쿠터를 타본 적이 없어서 약간 망설이고 있었는데 한 아시아인이 렌탈샵에 있었다.

한국분이냐고 내가 물었다. 스쿠터 타는 게 어려운지, 초보가 탈 수 있는지 뭐 이런걸 물어보고 싶어서 말을 건 것이었다. 그는 일본인이었지만 영어를 꽤 잘해서 의사소통은 어렵지 않았다. 스쿠터 타는 것의 어려움 같은 걸 잠깐 이야기 한 후, 그가 스쿠터 말고 같이 ATV를 타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였다. ATV는 스쿠터보다 가격이 배로 비쌌다. 그리고 시간제한도 있었다.(4시간에 150리라 정도로 기억) 그렇지만 둘이서 ATV 한 대를 빌리니 부담이 덜 했고, 그가 운전에 자신감을 보여서 흔쾌히 동의를 하였다.


ATV의 운전석에 그 일본인 친구가 타고, 나는 뒤에 매달려서 일단 우치히사르 성채 쪽으로 가기로 하였다. 출발하자마자 그 친구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속력을 냈다. 그렇지만 운전실력이 꽤 있어보여서 그냥 믿고 타기로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10분도 지나지 않아 도로 옆 돌무지, 가시나무 투성이의 계곡으로 굴러떨어졌다.



<당시 우연히 비디오를 찍고 있었다.>



도로 위 운전자들이 가던 길을 멈춰 뒤집어진 ATV 속에서 우리를 꺼내주었다. 응급차가 왔고 일본인 친구만 응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갔다.

한국 대사관에서 일을 했다던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터키인이 사고현장에 왔는데, 지금 온 응급차를 절대 타면 안된다고해서 나는 타지 않았다. 저 응급차가 데리고 갈 병원은 외국인에게 병원비로 우리나라 돈으로 수백만원을 청구한다고 했다. 당시 그 일본인 친구가 걱정되었지만 결국 병원비 문제는 ATV 렌탈샵 사장의 항의로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나도 그냥 이때 탈 걸 그랬다.


크게 다친거 같지 않아서 렌탈샵으로 돌아와 잠깐 쉬고 있었다. 그런데 어깨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현지인들도 병원에 한번 가보는게 좋지 않겠냐고 했다. 동네 병원에 가봤지만 문을 닫았고 결국 응급차를 불러 가까운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서 X-ray를 찍고 뼈에는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고 돌아왔다. 한화 35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괴레메 마을로 돌아와 병원에서 돌아온 일본인 친구를 보았다. 미안하다는 사과를 듣고 함께 식사를 하게 됬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그리고 나보다 심하게 다친거 같아서 뭐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



<꼬치 구이와 비슷한 '시시 케밥'>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기아관련 NGO에서 일을 하는 친구였고 해외 여행을 자주 다니는 친구였다. 그리고 사고가 난 이유에 대해서는 핸들 조작이 어려워 회전 구간에서 꺾지 못했다고 했다. 밥을 먹으며 앞으로는 모르는 사람과 절대 동승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남은 여행 안전하게 하라는 인사를 하며 헤어졌고, 나는 숙소 로비에서 저녁 페티예로 향하는 야간버스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과정에서 여행자보험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는데 숙소의 직원 둘(첫날 로즈밸리투어를 같이 갔던)이 엄청나게 큰 도움을 주었다. 내가 묵었던 숙소(Ishtar cave pension)에 만족을 하게 된 계기는 이때였다.


야간 버스가 출발하는 시각인 저녁 7시가 되어, 숙소 직원 둘과 작별인사를 하고 페티예행 야간 버스에 탑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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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버스는 하루이틀 전 미리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성수기라면 특히!

예약은 버스회사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아무 회사에서 하면 된다. 회사마다 가격 차이는 없는 것 같고 정찰제이므로 흥정을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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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버스가 힘들었다는 후기를 많이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못견딜정도로 힘들지는 않았다. 여성 여행자라면 좀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한번쯤은 해볼만한 경험인것 같다.

나는 여행 기간동안 총 2번의 야간버스를 탔다. (카파도키아-페티예, 파묵칼레-이스탄불)


버스에는 좌석마다 티비도 있고 차장도 있으며 간식도 준다. 와이파이도 되나 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다.(엄청 느리다.)

좌석은 편한 편이긴 하나 우리나라 우등 고속버스만큼 여유있는 좌석은 아니다.


야간버스에서 목베개의 역할은 지대했다. 솜으로 된 목베개는 부피가 크므로 입으로 부는 목베개를 추천. 바람을 조금 부족하게 불어 넣는 게 목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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