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7_07 미국

(미국 여행) 8일차 - 엘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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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 날. 자정에 귀국 비행기가 있어서, 짐을 맡길 곳이 마땅하지 않아(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안된다고 했다ㅜ) 한인 타운에 짐을 맡기러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요세미티때 가이드님께서 흔쾌히 맡아주신다고 하셨기 때문.


준비를 마치고 앉아 무심코 이메일을 확인했는데, 왠 걸.



오전 1시 15분 비행기가 오전 8시 30분으로 변경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처음 겪는 일이라 정말 당황스러웠다. 숙소를 새로 잡아야 할지 공항에서 대기해야 할지, 숙소를 잡는다면 어디로 어떻게 잡아야 할지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우선 항공사에 전화. 다행히 주말이 아니어서 항공사 사무실이 업무를 하는 날이었다. 항공사의 답변은 대만에 큰 태풍이 상륙해서 비행기가 도저히 착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천재지변이므로 특별한 보상도 없다는 말과 함께.


<숙소 체크아웃 시간에 쫒기듯 나왔다.>


어쩌겠는가. 공항에서 밤을 샐 수는 없으니 숙소를 얼른 잡기로 했다. 그런데 한인 타운 쪽 게스트하우스를 쭉 살펴봤으나 전부 만실. 심지어 도미토리마저 만실이었다. 7월 말 성수기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결국 호텔 어플을 돌려서 가격과 위치를 고려해 한 곳을 정해 재빨리 예약했다.





위치는 그로브몰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고, 주변에 미술관, 공원이 있었으며 상업지구와도 가까워서 위험하지 않은 곳이었다. 방 사진은 못찍었는데, 시설도 괜찮았다. 가격도 LA치고는 저렴한 편이었다. 다음에 LA 또 오면 이곳에서 묵어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할 정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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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짐을 맡기고, 기분도 전환할 겸 점심이나 먹으러 나왔다.

좀 전에 우버를 타고 오는 길에 본 식당들이 있어서 그 쪽으로 걸어갔다. 조금 걸어가니 푸드 트럭들이 보였다.




불고기 등 한식도 팔고 있었다만, 실내에서 편히 먹고 싶은 생각에 아쉽지만 패스.

조금 더 걸어보니 식당 밀집 지역이 나왔다. 피자와 멕시칸 중에 고민하다가 결국 멕시칸으로.. 멕시칸이 부담없고 편하다..




Baja fresh라는 멕시칸 체인이었다. 신선한 재료, 즉석 조리를 표방하는 곳이었는데, 그만큼 맛이 멕시칸치고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했다. 생선 타코와 새우 타코를 시켰는데, 실수로 쌀과 콩을 중복으로 추가한 것만 빼면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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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이 날의 일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은 쇼핑을 하기로 했는데, LA 가까운 곳에 아울렛이 하나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시타델(Citadel) 아울렛이라는 곳인데, LA 근처의 몇몇 유명 아울렛 중에 차로 40분이면 갈 만큼 가장 가까운 곳이다. 다만 그만큼 다른 아울렛에 비해 규모가 작고 할인 폭이 조금 적다는게 단점인 듯. 그래도 왕복 3~4시간씩 걸리는 다른 아울렛에 가기는 조금 부담스럽다.



<우버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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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쯤 이동했을까, 꾸벅꾸벅 졸다가 도착했다는 우버 기사의 안내에 허겁지겁 내렸다. 더우니깐 쇼핑하며 마시라고 생수도 주신 친절한 기사분이었다. 이곳은 프라다, 루이비통 같은 명품 브랜드는 없고 코치, 마이클 코어스 같은 미국 브랜드와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었다.




솔직히 큰 기대는 안하고 갔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박씨는 선물용으로 코치에서 여러 물품을 구매했다. 나도 부모님 선물을 구매했는데 왜 더 안샀을까 후회된다. 잘만 고르면 한국의 반의 반 정도의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었던 거 같다.



즐거운 쇼핑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때마침 LA로 향하는 셔틀버스가 있다고 해서 그걸 타고 가기로 했다. 안내 데스크에서 셔틀 정류장 지도를 주는데, 잘 보면 원하는 목적지에 어렵지 않게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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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 버스가 LA 다운타운 지역을 지나가서 뜻밖의 다운타운 투어를 할 수 있었다.


<LA 시청 앞 자매 도시 목록. 잘 보면 부산도 보인다.>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서울 DDP 같기도.>


다운타운에 내려 근처를 둘러 보았다. 가까운 곳에 스테이플스 센터가 있어서 가보았다. 다운타운답게 사람이 정말 많았다. 스테이플스 센터 가까이에 가보고 싶었으나, 이런 저런 행사를 하고 있고 사람이 많아 복잡해 가까이 가지는 않았다.



<Lakers의 홈, Staples Center가 보인다.>


다운타운이야 뭐, 서울이랑 똑같지. 박씨가 근처에 꼭 가보고 싶다는 매장이 있어 그곳으로 갔다.


<캘리포니아 변협.>



Bath & Body Works라는 화장품 샵이었다. 국내에는 없다나. 들어가자마자 향긋한 향이 반겼다.



로션, 핸드크림, 샤워젤 등 다양한 향기 제품을 팔고 있었다. 향기가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좋았다. 또 여기서 박씨는 선물용으로 이것저것 많이 사셨다. 난 그냥 핸드크림이나 몇 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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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로 한국에서도 매장이 많이 있는 '캘리포니아 피자 키친'을 갔다. 현지 CPK가 훨씬 맛있다는 말을 지나가며 들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피자, 파스타 그리고 버드와이저.>


마지막 저녁 식사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싱숭생숭했지만, 도저히 실패할 수 없는 메뉴를 맛있게 먹고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금요일 밤을 맞이해 가족,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정말 마지막 밤이겠지?>


호텔로 돌아와 피곤했지만 마지막 밤을 강박적으로 맥주와 함께 보냈다. 서너시간만 자고 일어나야 했다. 아침 8시 비행기였으니깐.


<정말 마지막 맥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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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같이 일어나 공항으로 갔다.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런 항공 스케쥴 변경 통보에 분노하고 있었다. 통보를 확인하지 못한 사람들은 공항에서 노숙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그 와중에도 팬더 익스프레스에서 아침을 열심히 챙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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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비행을 하고 대만에 도착했다. 신문을 슬쩍 봤는데 온통 태풍 소식이었다. 원래 5시간 후에 환승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그 비행기 마저 2시간 연기되어 약 7시간동안 대기를 해야했다. 하..


대만 여행 경험이 있던 박씨는 지하에 맛있는 식당이 있다며 거기 가자고 했다. 다만 그 지하에 가려면 출국 절차를 거쳐야 했다. 시간도 많은데 부담없이 다녀오기로 했다.


<대만 땅도 잠깐 밟아보고.>


<2터미널 지하2층에 푸드코트가 있다. 우리의 목적지는 '춘수당'.>




<우육면(Braised Beef Noodles)과 공부면(Kung-fu Noodles). 맛있었다.>


<버블 밀크티와 허니 자스민티도.>


<제목: 과욕.>


<안마 의자도 있다.>


긴 환승 시간을 먹고 자고 나름 알차게 보내며, 드디어 인천행 비행기를 탔다.


미국을 떠난지 거의 24시간 만에 한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한국에 도착하니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최소한의 양심은 있구나)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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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들었던 여행자 보험의 여행불편 보상으로 일부 비용을 보전받았다. 이래서 여행자 보험은 꼭 들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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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기에는 부족한 10일이었지만, 천혜의 자연환경과 멋진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던 즐거운 여행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박씨와 다음 여행지도 미국으로 하기로 잠정(?) 합의를 했다. 이번 여행에서도 멋진 여행파트너가 되어준 박씨가 정말 고맙다.


3년동안 나름 열심히 일하고 퇴직(전역)을 했다. 이번 여행은 스스로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되었다. 새로운 시작이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햇빛만큼이나 밝고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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