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1일차 - 광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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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 생일을 맞아, 가까운 중국에 여행을 다녀왔다. 아들은 아쉽게도 함께하지 못하였습니다(웃으며). 우리 부부는 생일이든, 기념일이든, 다른 부부처럼 좋은 식당이나 선물을 주고받지는 않고, 이렇게 짧게라도 여행을 다녀오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항공권을 쉽게 구할 수 있고, 또 아이를 봐주실 수 있는 부모님이 근처에 계셔서 가능한 일이긴 하다. 항상 와이프나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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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륙의 남동쪽에 위치한, 광동성의 성도 광저우까지는 비행기로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남쪽에 있다 보니 10월 초에 갔음에도 여름처럼 더웠다. 사실 광저우에 볼 것이 크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 미식의 천국 중국 내에서도 가장 알아주는 광동 요리를 최대한 즐기는 것을 테마로 잡고 이번 여행에서 먹는 것에 집중했다. 중국 본토 여행은 10여 년 전 터키를 가기 위해 환승하면서 한나절 베이징 시내를 가본 것이 전부였다. 첫 중국 본토 여행이 조금 기대가 되었다. 평소 중국 음식을 엄청 좋아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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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이름부터 정직한 China Hotel로 정했다. 광저우 중심과 가깝고 지하철역에 바로 붙어있어서 선택한 것인데, 지하철을 거의 안 타서 지하철 접근성은 고려를 안 해도 됐을 뻔. 그래도 무료로 방도 업그레이드 해주고 방도 넓고 좋아서 만족했다. 1박에 대략 13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거의 스위트룸을 받아서 호화스럽게 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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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첫끼니로는 광저우 맛집을 찾아보던 중 확 끌렸던 곳이 있어서 그곳에 가보기로 했다. '蟹叁寳 Xiesanbao'라고 요즘 인기가 많은 게살 요리 집인데, 게살과 내장으로 국수와 덮밥 메뉴가 맛있어 보여서 첫 식사로 정해봤다.


첫 주문을 알리페이로 어찌저찌 성공했다. 요즘은 결제 시스템이나 지도, 그리고 번역이 정말 잘되어서, 여행하기 정말 쉽다.

전복 게살 덮밥과 게살 국수, 그리고 딤섬을 시켰다. 맛은 있었는데, 엄청나게 기대를 해서 그런지 그 기대에는 못 미쳤다. 그래도 게살과 내장으로 만든 소스는 기본적으로 맛있기 때문에 적당히 만족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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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에서 가장 번화가 중 하나인 '베이징루 北京路'에 왔다.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중추절 연휴라서 각지에서 광저우로 사람이 몰린 듯했다. 사람이 정말 많았다! 대륙의 스케일을 느끼며 베이징루 대로를 따라, 마실 것도 사 먹고 이것저것 구경하며 길을 걸었다. 우리나라 명동처럼 이것 저것 보는 재미가 있었다.




잠깐 걷다가, 인파에 지쳐 쇼핑몰에 가서 좀 쉬자했는데, 그 쇼핑몰에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옆 팀 중국 변호사님이 '지금 중국 가면 사람 정말 많아요'라고 했던 경고가, 이때쯤 조금 와닿았다.


뭐 여유롭게 구경하기는 글렀다. 실시간으로 피가 깎이는 상황에서, 배가 그렇게 고프지 않음에도 식당에 웨이팅을 걸고 웨이팅 의자에 앉아서 체력을 보충했다. 그렇다고 아무 식당을 고른 것은 아니고, 왕년에 미슐랭 스타도 받았던 유명 광동요리 식당이었다. '陶陶居 Taotaoju'라고, 아마 예전에는 특정 지점이 별을 받았던 거 같은데 그 이후에 프랜차이즈화된 것 같다. 그래도 광저우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중 하나라고 보면 될 듯.

밥 먹은 지 2시간도 채 안됐지만, 이번 여행은 진짜 '먹기 위해' 온 여행이므로 작은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열심히 주문을 했다. '红米肠粉, Hongmichangfen'이라 하는 겉쫀속바의 새우 딤섬과, 쫀득한 새우 딤섬인 '하가우'를 같이 시켰다. 그리고 굴 구이 요리도 시켜봤다.


모든 요리가 진짜 미친 듯이 맛있었다. 배가 좀 부른 상태였는데도, 정말 감탄을 하면서 먹었던 것 같다. 특히 저 처음 먹어보는 홍미창펀은 광동요리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데, 명성에 걸맞게 완벽한 맛을 보여줬다. 겉은 얇은 떡처럼 쫀득한 피가 있고, 그 안에 바삭한 튀김, 그리고 그 안에는 촉촉한 새우살이 있는데, 배만 안 불렀으면 계속 시키고 싶었다. 광동요리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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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일찍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시 베이징루로 나왔다. 요 근래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 가본 적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여전히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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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루에는 '大佛寺 대불사'라는 사찰이 있어서 들어가 봤다.






어두워지니 곳곳에 불이 켜지면서 모습이 꽤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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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들어와서 씻고 좀 쉬었다가, 야식으로 호텔 근처 꼬치집에서 야식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 날 걸은 걸음 수 1만 6천보. 많이 먹어서 살이 찔 것인가, 많이 걸어서 살이 빠질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