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1일차 - 리노, 레이크 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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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마지막 여행. 국립공원과 같은 대자연이 있는 곳에 가려 여러 후보지-레이니어 국립공원의 시애틀, 밴프 국립공원의 밴프 등-들 중에서 그래도 가깝고 평소에도 가보고 싶었던 레이크 타호로 결정했다. 레이크 타호는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경계선에 있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위치한, 미국에서 두 번째로 깊은 호수이자, 미국 최대의 고산 호수이다. 미국에서 지내며 '레이크 타호가 좋다'는 말을 매우 자주 듣고 봐와서, 언젠가 꼭 가보리라 마음먹었던 곳이다.
LA부터 운전이 불가능한 거리는 아닌데, 그렇다고 8시간 운전은 쉬운 길은 아니기에, 결국 미국인의 발, 비행기를 타고 리노 공항에 가는 일정으로 정했다.


항공사는 언제나 만족도 최상 사우스웨스트 항공으로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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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o 공항에 잘 도착. 운이 좋게 준중형 SUV에서 대형 SUV로 업그레이드 해주었다. 쉐보레 모델 중 한국에는 없는 Blazer로 받았는데, 미국 대표 차답게 크고 심플한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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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 공항에서 레이크 타호의 숙소로 가는 길에, 점심으로 이탈리안 프렌차이즈인 'Olive garden'에 왔다. 동네에도 있고 SNS에서도 자주 봐서, 언젠가 가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이번 기회에 오게 되었다. 깔끔하고 맛도 괜찮은, 가성비 레스토랑으로 유명하다.


'그만'을 말할때까지 서버가 직접 계속 갈아주는 치즈가 이곳의 특징 중 하나인데, 민폐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우리는 조금만 갈아줘도 충분하다며 서버의 고생을 덜어주었다.. 샐러드의 양을 포함한 전반적으로 양이 풍성하고, 맛도 패밀리레스토랑 치고 괜찮아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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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 공항에서 2시간 쯤 운전하여, 숙소에 도착했다. 'Tamarack Lodge'라는 숙소였는데, 성수기 어마무시한 주변 호텔, 리조트들 사이에서 가격과 만족도를 고심하여 고른 숙소였다. 예산을 줄이기 위해 방을 좀 작은 걸로 해서, 에어 매트리스 하나를 챙겨갔다.


예상대로 방은 좀 작았지만, 아래에 에어매트리스를 까니 잠자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침구나 숙소가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 세콰이아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그냥 숙소 부근에만 있어도 자체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숙소 부근에는 무심하게 툭툭 캠핑의자들이나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그것들을 대충 펴고 앉아서 하늘을 쳐다보았다. 굳이 잠을 자거나 오래 있어보지 않더라도, 숙소는 벌써 백점만점 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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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국룰, 산에선 컵라면 먹기를 시전한 후, 가까운 비치(호수임에도 워낙 크다 보니 '비치'라고 부름)에 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호수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와 차로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Commons Beach'에 도착했다. 주차장이 좀 작긴 했는데, 운 좋게 나가는 차를 만나서 주차를 바로 할 수 있었다.
도착하니 물도 맑고 주변도 깨끗하고 잘 정돈된 해변가였다. 곧 해가 질 시간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석양을 보기 위해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도연이는 놀이터에서도 잘 뛰어놀고, 백사장에서도 재밌게 놀았다. 생각보다 사람이 좀 많았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그래도 숙소에서 가까워서 레이크 타호의 '첫 경험'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배가 고파서 해가 지기 전에 마트에 들러서 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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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사온 치킨과 맥주, 그리고 집에서 들고 온 햇반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식사는 야외 테이블에서 먹어야 하는데, 해가 없는 아침저녁으로는 좀 쌀쌀했지만 숲 속에서 먹는 운치 하나는 기가 막혔다.


이 날 먹은 맥주는 인생에서 손 꼽을 정도로 맛있는 술이었다. 멋진 야외에서 먹어서 그랬나 보다 싶었지만, 남은 맥주를 한국까지 가져와 마셨는데 여전히 맛있었던 걸 보면 맥주 자체가 좀 맛있는 맥주였던 듯.

몇 푼 아끼겠다고 굳이 에어 펌프를 사오지 않았는데, 에어 매트리스가 진짜 더럽게 안 불어져서 후회스러웠다. 그래도 열심히(현기증 올 때까지) 불다 보니 꽤 빵빵해져서 자는 데는 불편함이 없었다. 도연이가 잠이 들고, 달 뜬 밤 야외 테이블에서 맥주를 더 마시고 싶었지만 낮에 본 곰 출현 주의 안내문이 생각나 숙소 바닥에서 조신히 홀짝홀짝 마시다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