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2일차 - 자이언 국립공원
-
잘 자고 일어났다. 조식을 신청하지 않아, 와이프가 우버로 아침을 시켰다. 'Hash House A Go Go'라는 식당에서 시켰는데, 진짜 말도 안 되는 양이 배달 왔다. 농담 아니고 10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의 팬케익과 오믈렛이 와버렸다. 어쩐지 아침으로 80불은 좀 과하긴 했어..
배 터지게 먹고 절반 이상은 남겼다. 그래도 맛은 좋았다. 잊지 못할 아침 식사가 되어버렸다.
-
체크 아웃. 리조트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체크아웃을 해서 아쉬웠다만, 우리의 목적지는 베가스가 아니고 자이언이니까, 미련 없이 떠났다.
현금만 있었으면 사실 어제 밤에 카지노도 했을 텐데, 현금이 없어서 하지는 못했다. 자이언에서 돌아오는 길에 베가스에서 하루 더 묵을 계획이므로 그때 해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라스 베가스 사인에서 사진이나 한 장 찍고 가자고 갔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말도 안 되는 인파가 있어서 그냥 지나쳤다. 대신 운전석에서 대충 찍었다. 생각보다 사인이 작았다.
-
라스 베가스에서 자이언 국립공원까지는 차로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가는 길은 사막과 산악 지형이 번갈아 나오며 감탄을 하며 운전을 했다. 중간중간 간식도 먹고 뷰 포인트에서는 잠깐 내려서 경치 구경도 했다.
-
험준한 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자이언 국립공원에 도착한 듯 하다.
해가 지기 전에 구경을 하고 싶어, 호텔 체크인도 미뤄두고 바로 국립공원으로 들어갔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입구에는 많은 차들의 행렬이 있었다. 원래 셔틀버스를 운행하는데, 비수기에는 운행하지 않아 차들이 많은 듯했다. 여름에는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고 들었다.
공원 안에 들어오니 조용하고 맑은 공기가 느껴졌다. 이 국립공원 바이브가 너무 좋다 이 말이야.
-
원래 계획은 'Emerald Pools Trail'이라는 트레일을 하이킹하려는 것이었는데, 아쉽게도 트레일을 가는 다리를 공사해서 엄청나게 돌아가야 했다. 그래도 가는데 까지만 가보자는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원래 에메랄드 풀 트레일은 1~2시간 정도면 갔다 올 수 있는 코스인데, 돌아가자니 꽤 멀고 힘든 코스였다. 그래서 30분 정도 걷다가 본격적인 등산 코스가 나오는 부분에서 되돌아왔다. 그래도 정말 멋진 풍경을 부족하지 않게 보고 와서 후회는 없다.
마주치는 사람들과 찡끗 눈인사를 하고, 또 열심히 따라오는 도연이에게는 대견하다고 칭찬해 주는 많은 이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국립공원 하이킹의 또 다른 큰 즐거움인 듯하다.
-
해가 지기 시작하고 차로 돌아와 숙소로 향했다. 우리 숙소는 국립공원 입구 밖에 있는 'Bumbleberry Inn'이라는 소박한 모텔이다. 구글 평이 하나같이 칭찬 일색이어서 예약했다. 국립공원 내 Lodge를 이용할까 고민이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절반의 비용임에도 전체적으로 만족한 숙소였다.
-
좀 쉬고 숙소 바로 앞 피자 가게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이름은 너무나도 정직한 'Zion Pizza'. 야외 자리에 배정받아 좀 쌀쌀했지만, 그래도 난로가 있어서 춥지는 않았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자기 전에 야외 스파를 했다. 밖은 추운데 뜨거운 물에 몸을 지지자니 역시나 천국이 따로 없다. 도연이도 노곤노곤해 보이더니 방에 들어와서 바로 곯아떨어졌다. 밤하늘을 보니 역시나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항상 춥지만 맑은 공기의 하늘, 그리고 또렷한 별들이 미국 국립공원이 나에게 기억될 모습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