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여행) 5, 6일차 - 산 호세 델 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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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새벽 2시까지는 시끄러웠다. 그래도 대충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도연이랑 같이 놀아줬다. 아침에 고양이가 또 들어왔다.
조식 제공을 하지 않는 호텔이라, 배달로 멕시칸 요리를 시켜 먹었다. 오늘도 타키토스와 팬케이크를 주문, 맛있게 먹었다.
오전에 특별히 일정이 없어서 뭐 할까 고민하다가, 주변에 바버샵이 몇 개 있어서 안 그래도 머리가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라 가보기로 했다. 아들이 꼭 굳이 따라오겠다고 해서 같이 갔다. 평소에 한국에서도 동네 제일 저렴한 미용실에서 대충 자르고, 미국에서도 한인타운 저렴한 곳에서 자르다가, 멋진 바버샵에 와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들도 기다리면서 찍소리도 안 하고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는 모습이 아주 대견했다. 머리도 아주 만족스럽게 잘 자르셨다. 가격도 LA의 저렴한 미용실 가격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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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공사가 시작하고, 도망치듯 밖으로 나와서 부근에서 예쁘다고 유명한 해변에 갔다. 'Playa Palmilla'라는 해변으로, 우버로 30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멋진 리조트 바로 앞의 예쁜 해변이었다. 12월이었음에도 물은 수영할 수 있을 정도였고(조금은 찼다), 그리고 물도 정말 맑았다. 나는 스노클링을 좀 해봤고, 도연이는 물이 차가워서 모래사장에서만 놀았다. 와이프는 모래사장에서 돗자리 깔고 낮잠을 잔 모양이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뭔가를 구경하고 있길래 가까이 가봤다. 정말 신기하게도 아기 거북이 한마리가 모래사장에서 힘들게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신기해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조금 구경하더니 사람들이 물로 잘 보내주었다. 어제 우리가 보내준 거북이 중에 한 마리일 수 있겠다, 생각을 해봤다.
깨끗하고 예쁜 해변에 오랜만에 오니 좋았다. LA는 해변이 의외로 예쁘지 않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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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대충 해변에서 과일로 떼웠더니, 엄청 배가 고팠다. 저녁으로 와이프가 찾아본 맛집으로 향했다.
'El toro güero'라는 허름하지만 규모는 엄청난 식당이었다. 온통 현지인이 온 모양새였다. 모임도 하는 테이블도 있었고, 맛집의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새우 요리와 참치 타르타르 요리를 시켰다. 양이 꽤 많이 나왔다. 시끌벅적한 시장 같은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과 술을 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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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밤의 길거리가 예뻤다. 이렇게 밤 길거리를 안전한 기분으로 오랜만에 걸으니 밤공기도 상쾌하게 느껴지고 좋았다.
광장에서 아들은 착한 동네 형아들이랑 같이 뛰어놀며 마지막 밤을 보냈다. 어제 먹은 츄러스를 또 사먹으며 축제의 밤을 즐겼다.
어제보다는 덜 했지만 도로의 소음은 여전히 잠을 방해했다. 호텔 구글 평에 한마디 해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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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아침, 공항으로 떠나기 전 호텔 근처 카페에 아침 식사를 하러 나왔다. 'Lolita'라는 이름의 카페였다.
이렇게 멋진 카페가 호텔 코 앞에 있었다니, 카페 내부도 기가 막히게 멋졌고, 음식도 맛있었다.
그리고 박씨의 페이보릿, 아사이 볼을 먹으며 마지막 먹부림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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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날씨, 문화, 음식, 사람 모든 게 완벽했던 여행. 한국에서 오기는 좀 어려울 수는 있지만, LA에서 칸쿤 대신 이곳을 오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다(칸쿤 안 가봄). 무엇보다 칸쿤보다는 미 서부에서 훨씬 가깝고, 다녀와보니 치안이나 관광 요소가 정말 괜찮았다. 다음날 어린이 집에 갔더니 원장 선생님이 '요즘 카보라는 곳에 왜 이렇게 많이 가요? 어린이집에서 네 집이나 갔어요!'라고 하셨다. 조만간 이 여행지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