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24년 8월 둘째 주: LA 자연사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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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목요일. 아내가 수업을 빠졌다. 도연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간단하게 식사를 위해 맥도날드와 KFC 중 고민하다가 결정한 KFC. 동네 매장인데 역대급 KFC를 먹었다. 갓 들어온 재료로 한 건지 어떻게 한 건지는 몰라도 정말 맛있는 치킨이었다.

 

 

필요한 생필품을 사고 집으로 와서 낮잠을 실컷 잤다.

 

저녁에는 이웃집에서 저녁 식사를 초대해줘서 방문했다. 도연이와 나이가 같은 남자아이가 있는 대만 가족인데, 외할머니와 엄마가 함께 지내고 있다. 정말 많은 음식을 정성스럽게 준비해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우리를 위해 한국 소주와 김치도 준비해 주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항상 친절하고 고마운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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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전에 와이프 학교에서 가까운 파3 골프장에 다녀왔다. 사우스 LA에 위치한 'Maggie Hathaway Golf Course'라는 곳인데, 파3 9홀을 8달러에 예약했다. 아마도 LA에서 제일 저렴한 파3 코스일 듯. 골프장 이름에 들어간 'Meggie Hathaway'도 골프의 대중화에 힘쓴 분이라고 알고 있다. 골프장이 있는 사우스 LA는 높은 범죄율로 악명이 높은 곳이긴 하다. 가는 길의 분위기가 좀 좋지는 않았지만, 넓은 공원 안에 있는 골프장은 그래도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2명의 골퍼와 함께 라운딩을 했다.

 

 

같이 치는 분들은 중간에 마리화나도 피우시고 아주 편하게 라운딩을 즐기셨다. 나도 큰 부담없이 재밌게 쳤다. 가격이 정말 저렴해서 좋긴 하지만 주변이 좀 험해서 다시 올진 잘 모르겠다. 라운딩을 마치고 차로 돌아오니 트렁크가 열려있었다. 내가 실수로 안 닫고 2시간 가까이 열린 채로 있었나 보다. 다행히 차 안에 물건이 없어서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근처 인앤아웃에서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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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토요일. 오늘은 LA 자연사 박물관에 가기로 한 날이다. 많은 동물들의 표본이 있고, 공룡 화석도 전시가 되어있다고 하여 도연이가 좋아할 것 같아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LA 올림픽 경기장과 LAFC 홈구장도 주변에 있고, 또 과학 박물관도 있어 놀러 오기 좋은 곳이다.

 

공룡 화석을 정말 멋지게 전시해두었다.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실내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도연이가 정말 재밌어 했다. 입장료가 하나도 안 아까운 박물관 나들이였다.

 

 

갔다 와서는 옆집 자매들이랑 캠핑놀이를 하며 재밌게 놀던 도연이. 가끔 보면 도연이는 남자애들이랑 격하게 노는 것보다 이렇게 소꿉장난을 더 좋아하는 거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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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일요일. 아침, 밤으로는 쌀쌀하지만 한낮에는 당연하게도 정말 덥다. 이 날 오전 11시 즈음 외출을 했다. '멜로즈 트레이딩 포스트 Melrose Trading Post'라는,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LA에서 유명한 중고품 거래 마켓이다. 집에서 차로 5분이면 가는 거리라서 부담 없이 향했다.

 

'Fairfax' 고등학교 내에서 열리는 마켓.

 

옷이나 그림, 악세사리 등 많은 멋진 물건을 팔고 있었다.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천천히 전부 구경하고 싶었는데 조금 많이 더웠다. 조금 일찍 나오거나 늦게 나왔어야 했는데, 너무 한낮 때 나온 게 실수. 도연이가 힘들어해서 많이 둘러보지는 못하고, 잔디밭 그늘에 앉아 쉬면서 음악 공연을 들으며 푸드트럭 음식을 먹었다.

 

 

$8의 입장료가 있었지만, 멋진 물건들과 공연, 그리고 잘 정돈된 쉼터까지, 그 정도의 가치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다시 와서 멋진 물건을 좀 건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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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월요일. 약 한달 전에 온라인으로 운전면허시험을 보고, 보름 전에 직접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에 가서 서류 제출을 했는데 비자의 사소한 것을 트집 잡아 실기 시험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태였다. 그 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DMV에 다시 갔다. 지난번 갔었던 DMV Hollywood, 여전히 모든 직원이 싸가지가 없다. 이번에는 제출 서류(집 렌탈 계약서)에 임대인 사인이 빠져있다며 채워 오란다. 오기가 생겨서 바로 집 오피스에 달려가 사인을 받아 다시 갔다. 이번에도 뭐 맘에 안 드는지 매니저에게 왔다갔다하더니 겨우 통과시켜 준다. DMV에 2~3번 왔다 갔다 해본 경험으로 느낀 점은 담당자들이 전문성이 정말 없다. 기준도 명확하지 않고 제출서류가 적합한지도 본인이 판단 못하고 주변 동료나 매니저에게 여러 번 물어보고 결정된다. 무엇보다 진짜 불친절하다ㅋㅋ 창구 직원을 6명 정도 만난 것 같은데 1명 빼고 다 짜증스럽고 방어적이다. 주토피아에 나오는 나무늘보는 귀엽기라고 하지.. 아무튼 DMV Hollywood는 굳이 가지 마세요.

 

 

아래는 운전면허 필기를 보고 나서 준비해가야하는 서류 목록.

 

 

아무튼 필요 서류를 다 제출하고 실기시험을 온라인으로 예약했다. 빠른 날짜로 잡는 바람에 Hollywood가 아닌 Santa Monica 쪽으로 잡았다, 얼른 면허를 따서  DMV에 더 이상 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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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화요일. 박씨의 학기 시작 전까지, 이번주 다음 주 등교를 하지 않는다. 도연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둘이서 놀 시간이 생겼다. 오늘은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데드풀'을 보기로 했다. 한글 자막이 필요해, 한인타운의 CGV로 갔다. 화요일 아침은 영화 가격이 $10이다!

 

미국에선 순대국이 $15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고 한산했다. 한국 영화관답게 영화관도 깨끗하고 화장실도 깨끗했다. 평일 아침에 종종 혼자라도 영화 보러 와야겠다.

 

하체 더 잡고.. 채를 던지세요..(백돌이의 조언)

 

오후에는 박씨를 골프연습장에 데리고 가서 연습을 시켰다. 조만간 파3 라운딩이라도 같이 나가보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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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수요일. 한여름이 지나기 전에 워터파크에 한번 가기로 했다. 지난번에 갔다 온 레고랜드에는 워터파크도 같이 있는데, 그곳에 다녀오기로 했다. 당일치기로 도전!

 

아침에 출발했는데도 2시간은 걸린다. 그래도 무사히 도착, 바로 워터파크로 향했다.

 

 

레고랜드의 장점은 언제나 붐비지 않는다는 점. 여유롭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일찍 입장해야 하는 게, 그늘이 있는 파라솔을 미리 잡을 수 있다. 운 좋게 좋은 위치의 파라솔을 찜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낮잠도 자고, 가져온 음식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날 내가 싸 온 샌드위치가 정말 맛있었다.

 

도연이가 물놀이는 그만하고, 레고랜드에 가자고해서 옷 갈아입고 레고랜드로 이동했다. 가서 몇 가지 놀이기구를 탔다. 도연이가 좋아하는 4D 영화관에서 방영한 'LEGO Friends'는 너무 재미가 없고 개연성도 없어서 별로였다. 도연이도 이해가 안 됐는지 옆에서 자꾸 "왜?" 질문을 했다.

 

 

저녁은 외식을 하고 집으로 오고 싶었으나, 집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우리 아드님의 간곡한 요청으로 저녁 늦게 집에 도착해서야 먹을 수 있었다. 편도 2시간 거리의 레고랜드 당일치기는 좀 피곤하긴 하다.

 

워터파크는 규모도 꽤 크고 어른이 탈만한 슬라이드도 있었다. 다만 가장 높은 슬라이드를 한번 타봤는데, 스릴이 있지는 않았다. 역시 레고랜드는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꾸며지다 보니, 어른이 재미를 찾기는 좀 어렵다. 그래도 인파가 너무 혼잡하지 않고, 아이와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은 이곳 레고랜드만 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수영장에도 안전요원이 정말 많이 배치되어 있어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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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수요일. 박씨가 점심으로 훠궈 레스토랑 '하이디라오'에 가자고 제안을 했다. 박씨가 제일 좋아하는 식당 중 하나로, 한국에서도 정기적으로 가주는 곳이다. 물론 나도 좋아하기는 한다만, 박씨의 눈빛을 보니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어서 같이 갔다. 우리가 가려던 하이디라오는 Culver City의 Westfield에 위치해 있다. 웨스트필드도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때마침 잘 되었다.

 

행복해하는 박씨

 

박씨는 30% 학생 할인을 믿고 음식을 다양하게 시켰다. 박씨는 능숙하게 음식들을 주문했고, 오랜만에 먹은 훠궈는 역시 정말 맛있었다. 다만 계산할 때 학생할인이 적용 안된다는 말을 듣고 박씨는 다시는 여기 안 온다는 말을 남겼다. 훠궈에 둘이서 $120을 태웠다. 식당을 나오면서 나눠주는 과자를 열심히 챙겨 왔다.

푸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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