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24년 8월 첫째 주: 샌 디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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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첫날. 도연이의 어린이집 첫 등원. 전날까지만 해도 어린이집을 느껴보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더니, 막상 문 앞에서는 엄마 다리를 붙잡고 서럽게 울어댔다.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잘 설득해서 들여보냈다.

 

 

첫날이다 보니, 원장선생님께서 도연이의 상태를 수시로 업데이트해주셨다. 첫날부터 잠도 잘 자고, 잘 먹고 놀았다고 하셨다. 집으로 오는 길에는 재밌었다고 내일 또 가고 싶다고 했다. 엄마아빠 안심시켜주려고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한마디가 고맙고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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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오늘은 2박 3일로 친구 부부네와 샌 디에이고에 가는 날이다. 저번 우리 집들이 자리에서 숙소 예약까지 추진된 일정이다. 메인 일정은 아이들을 위해 '레고 랜드'를 가는 것이다. 레고랜드 연간 회원권도 구매해야 했다. 인당 $279의 어마무시한 가격의 회원권을 3개 구매했다. 뽕을 뽑아야 한다..

 

친구들이 직장인이다보니, 다 같이 금요일 오후에 출발했는데, 어마무시하게 막혔다. 대략 100마일 거리를 3시간 반 가까이 걸린 듯. 그래도 가는 길에 멋진 바다와 들판이 많아 운전이 지루하지는 않았다.

 

막히는 운전 도중에 찍어봄.

 

샌 디에이고 부근 'Oceanside'라는 지역의 에어비앤비에 도착했다. 1층 독채 주택의 숙소였는데 넓고 쾌적했다. 동네도 쾌적하고 조용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의 주택 느낌이었다. 친구와 이곳에 살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한적한 동네.
차고.

 

뒷 마당.

 

식기나 생활 집기류부터 레저 아이템까지 완벽 구비되어 있어서, 호스트의 세심함에 감탄을 계속했다. 이거 필요한데 있을까? 찾아보면 나오는 수준. 우리의 니즈를 너무나 잘 충족하여, 심지어 집주인을 한국인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1박에 700불인 것 말고는 큰 불편함이 없이 좋은 숙소였다.

 

저녁 식사는 샌 디에이고의 유명 맛집, '필즈 바베큐 Phil's BBQ'로 갔다.

 

 

사람은 많았지만, 다행히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치킨.
포크 립.
닭 다리.
포크 립 추가.

 

서울에서는 생각보다 바베큐 잘하는 집을 찾기 어려운데, 이곳은 유명 맛집답게 요리 하나하나가 부드럽고 맛있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잘 먹었다. 고기도 맛있었지만 감자나 맥앤치즈, 옥수수 빵과 같은 사이드 메뉴가 좋았다.

 

장기간 운전에 지친 두 가족은 집에 돌아와서 체력 고갈. 맥주 한잔 씩 마시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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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 레고랜드 데이! 숙소 창고에 있던 웨건을 발견하고, 레고랜드에 가져가 본다.

 

 

어린 시절 정말 미쳐있었던 레고. 그 레고의 나라에 오니 어린 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 친구 부부가 이곳에 몇 번 와봐서, 대기 시간과 동선을 고려해서 적절히 가이드를 잘해주어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주말임에도 불구, 대기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아 아이들도 어른도 크게 힘들지 않았다. 놀이기구는 전반적으로 유아~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아이들을 타겟으로 만들어져 어른이 즐기기에는 많이 시시하다. 그래도 위 연령층 아이들은 정말 좋아한다. 도연이가 생각보다 놀이기구를 잘 타 놀라웠다. 심지어 속도가 꽤 빠르고 높이도 있는 롤러코스터도 탔다! 

 

겁이 많다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용감했던 아들.
괜찮았던 피자 뷔페. 만 4살부터 돈을 낸다. 도연이는 절대! 4살이 아닙니다.
도연이가 제일 좋아했던 4D 영화관.
수족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알차게 놀고, 아이들은 순차적으로 피곤해 뻗어 버렸다. 하루 정도 나이 어린 아이와 하루 즐겁게 놀기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간회원권도 끊었으니 종종 와야 할 듯. LA에서 조금 먼 게 단점.

 

저녁 식사는 이번에도 친구 부부가 추천해준 곳으로, 코리안 BBQ 식당으로 갔다. 인기가 엄청 많은 곳으로, 예약이 필수라고 했다. '가자 BBQ'라는 곳이다.

 

 

인당 30불로 소고기, 돼지고기, 해산물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사실 무제한 식당임을 알고 기대를 안 한 게 있었는데, 먹어보니 모든 고기가 정말 맛있었다. 운전 때문에 술을 못 먹은 게 너무 아쉬웠다. 김치, 밥, 야채, 기타 모든 것이 포함된 가격이다. 두 가족 모두 배가 터질 듯이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가성비'라는 단어 잘 안 좋아하는데, 이곳은 정말 가성비가 좋은 식당이다. 아쉬운 건 찌개류가 없었다는 점인데, 이거 너무 많이 바라는 거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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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원래 레고랜드에 또 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모두 오만한 생각이었음을 반성하고, 오늘은 근처 해변 공원에서 놀기로 정했다. 오션사이드에서 남쪽으로 좀 더 내려가면 있는 해안가, '라 호야 코브 La Jolla Cove'에 가기로 했다.

 

아이들은 체력이 정말 좋다..

 

주차 자리를 찾는게 좀 어려웠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고 결국 한자리를 얻었다. 차에서 내리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반겨 준다. 망망대해를 천천히 구경하고, 근처의 공원 'Ellen Browning Scripps Park'에 자리를 잡았다. 친구 부부네가 텐트를 가져와 편하게 쉬고 놀았다.

 

아이들도 제법 친해진 듯 하다.

 

사람은 많았지만 그만큼 넓어서 편히 쉴 수 있는 공원이었다. 이 날은 재즈 공연이 있었다. 멋진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각자의 방식으로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엔 자유롭게 사는 멋진 사람들이 많다.

 

 

오늘도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일정을 마무리, 각자 집으로 출발했다. 즐거웠던 샌 디에이고 여행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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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월요일. 와이프 박씨의 전임자께서 한국으로 복귀하시면서, 쓰시던 가구와 물건을 받았다. 김치냉장고, 책상, 책장 등을 받았는데, 3개 가구(우리, 무빙 세일, 전임자)의 물건들이 섞이기 시작하면서 가구의 톤들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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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6일 화요일. 고대하던 첫 라운딩. 위치는 유명한 그리피스 천문대 근처 '루즈벨트 GC'로 예약했다. 9홀 대중제 코스로, 카트 없이 스스로 푸시 카트를 밀며 라운딩을 하는 곳이다. 낮 10시 40분 티오프로 잡았는데, 13불(!)에 예약했다. 5명이서 한 팀으로 구성되어 진행되는데, 나와 70대 한국인 한 분, 그리고 3명의 가족(매형, 처남, 조카)으로 구성되었다.

 

그리피스 천문대를 향해 티샷을 하는 홀.

 

푸시카트를 처음 이용했는데, 정말 힘들었다. 날도 더웠고 캐디백에 불필요한 것들도 많이 들어있어 무거웠다. 한번 다녀와보니 다음번에는 어떤 걸 빼고 어떤 걸 챙겨가야 할지 알겠더라. 코스는 전체적으로 약간의 산악 지형으로, 전장은 짧았고 페어웨이도 그렇게 넓지는 않았다. 덥고 정말 힘들었지만 운동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골프 실력도 늘 것만 같은 기분. 그리고 함께한 3명의 사람들이 정말 웃겨서 골프 치는 내내 엄청 웃으면서 쳤다. 가격도 저렴하고 접근성도 나쁘지 않아 앞으로 자주 갈 듯하다.

 

골프를 재밌게 치고, 점심으로 타이 타운에 가서 예전 미국 여행때 와본 식당 '타이 파티오'에 가봤다. 팟타이가 먹고 싶었지만 부자가 아니라서 런치 메뉴를 시켜야만 했는데, 비프 볶음이 예전에 먹은 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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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7일 수요일. 와이프 박씨의 오전 수업이 갑작스럽게 취소가 됐다. 집 근처 쇼핑몰에서 쇼핑을 하며 놀았다. 집 근처에 쇼핑몰이 많아서 너무 좋다.

 

오후에는 박씨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교내에 매점이나 카페가 모여있는 USC Village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곳 주차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2시간 무료라서 맘에 들었다.

 

붉은 벽돌의 학교가 참 예쁘다.

 

장을 보고 들어가서 저녁으로 스테이크를 구워 먹었다. 내가 구웠지만 솔직히 파는 것만큼 맛있었다.

 

해피 목욕 타임

 

미국은 식재료가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 집에서 음식 해먹기 정말 좋다. 치우는 게 귀찮아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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