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24년 7월 넷째 주: 중고차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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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 월요일. 렌트카를 계속 쓰고 있어 렌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슬슬 렌트카 반납일이 다가오고 있어 마음이 초조하다. 자동차 구입하는데 송금도 잘 안 되는 것 같아 스트레스였다. 미국에선 돈이 있어도 돈을 쓸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운전면허 없이도 가입 가능한 보험사를 소개받아 미리 연락을 해두었다. 이틀 뒤 계약을 하기로 했다.

 

마트라면 진력이 나버린 도연이..

 

낮에는 친구 부부로부터 추천받은 어린이집 투어를 했다. 한인 타운에 있는 어린이 집인데, 공립에 비하면 비용이 좀 부담되지만, 한식 위주의 식사나,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해서 써줘서 적응 면에서도 조금 수월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8월부터 새 학기가 시작이다. 한 달 넘게 어린이집 안 가고 맨날 노는 도연이의 백수 생활도 조만간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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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집돌이 아들과 집에서 쭉 있었다. 영어 수업에 지친 박씨가 한식이 먹고 싶대서 그 유명한 북창동 순두부에 다녀왔다. 소문대로 맛있었지만 좀 비쌌다. 한국이랑 물가 비교하는 습관은 언제 버릴 수 있을지?

 

아이들은 참 계단을 좋아해
그래도 양은 넉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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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4일. 아침 일찍 렌터카를 반납하러 갔다 왔다. LA공항까지 운전하고 돌아올 땐 우버를 타고 왔다. 해외에서 닛산 차를 종종 렌트해서 탔는데, 탈 때마다 정말 만족한 것 같다. 졸지에 뚜벅이가 된 나는 도연이와 집 근처에 있는 큰 공원에 걸어가 보기로 했다. 그래봤자 걸어서 5분 거리긴 하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랄까

 

'Pan Pacific Park'라는 이름의 공원. 꽤 넓고 어린이 놀이터도 있으며 바로 옆에는 그로브 몰이 붙어있어서 걸어서 놀러 가기 좋은 곳이다. '홀로코스트 뮤지엄'도 있는데, 리모델링 중이라 들어갈 수는 없다. 도연이에게 예전에 독일이 폴란드 괴롭힌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저 박물관에 언제 갈 수 있는지를 계속 물어보고 있다. 공사 끝나면 한번 가봐야겠다.

 

오후에는 박씨 수업 종료 시간에 맞추어 중고차 업체에서 중고차를 인수해 왔다. 보통 카맥스에서 구매를 할 텐데, 한인 중고차 업체에 발품을 팔아 보는 것도 결과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다. 앞으로 1년 동안 우리 가족의 안전한 이동 수단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라본다. 한국이었으면 막걸리라도 뿌렸을텐데..

 

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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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낮에 도연이와 걸어서 그로브 몰에 다녀왔다. 몇 년 전 보다 공원이나 장식을 훨씬 더 잘 꾸며놓은 느낌이다. 매일같이 중앙 광장에서 음악 공연이나 행사를 하는 듯하다.

 

 

파크 라 브레아의 좋은 점 중 하나가 걸어서 그로브 몰, 파머스 마켓에 올 수 있다는 점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직접 경험해 보니 체감이 좀 됐다. 특별히 뭘 사지 않더라도, LA 도심에서 안전하게 예쁜 거리를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쉬운 일은 아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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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요일은 박씨가 오전만 수업이 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점심으로 인앤아웃을 먹기로 했다. 포장해서 집에서 먹었는데 역시나 너무 맛있다!

 

옆집 대만 아이와 많이 친해졌다.

 

늦은 오후에는 어제 가보지 못한 박씨도 함께 그로브 몰에 가보기로 했다. 최종 목적지는 그로브몰, 파머스 마켓을 지나 '사이드카 Sidecar'라는 도넛 가게였다. 찾아보니 캘리포니아에만 있는 도넛 가게다. 도넛 몇 개를 시켜 커피와 함께 즐겼다. 살찌는 맛은 언제나 최고다.

 

도연이 포즈가..?

 

돌아오는 길에는 그로브 몰 광장에 앉아 밴드 음악을 들으며 금요일 오후의 여유를 즐겼다. 캘리포니아의 여유로움을 최대한 많이 몸에 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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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토요일이다. 친구 부부네가 코스트코에 가자며 연락이 왔다. 점심으로 인앤아웃을 먹자는 제안에, 어제 먹었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아무튼 회원권으로 코스트코 쇼핑도 하게 해 주고, 여러모로 계속 신경 써주는 고마운 친구들.

 

 

늦은 오후에는 근처 골프 레인지가 있어 와 봤다. '란초 파크 골프 코스'라는 골프장에 있는 연습장이다. 미국에서 처음 와보는 연습장이라 좀 당황했지만, 대충 굴러가는 걸 보면 금방 분위기 파악 가능했다. 신기한 건 바로 뒤에 술을 파는 바가 있었다. 공 70개에 11달러인데, 가격이 합리적이라 맘에 들었다.

 

몇 달 만에 골프채를 잡으니 역시나 잘 안 맞았다만, 조금 힘을 빼니 나아지긴 했다. 얼른 라운딩을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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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일요일. 낮에 도연이와 단 둘이 이케아에 다녀왔다. 며칠 전에 텔레비전을 배송시켰는데, 오늘 온다고 하여 급하게 텔레비전을 올려둘 거실장을 사러 다녀왔다. 결과적으로는 티비는 제때 오지 않았다. 조금 경험해 보니 미국은 땅덩이가 넓어서 그런가 배송 예정일을 잘 지키지 않는 듯하다. 맘에 드는 거실장은 너무 커서 차에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아 저렴하고 작은 걸로 샀다. 거실에 티비 없이 거실장만 우두커니 있는 중이다.

 

오후에는 며칠 전 도연이와 다녀온 퍼시픽 공원에 갔다. 그리고 파머스 마켓에서 저녁을 먹고, 그로브몰에서 2층 트램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파머스 마켓은 주말엔 사람이 정말 많다. 오늘의 수확은 파머스 마켓의 많은 가게 중에서 괜찮은 중국 음식 가게를 발견한 것이다. 'Noodle art'라는 곳인데, 이곳의 'Signature dry noodle'이 정말 맛있었다.

 

러블리즈
오늘의 MVP 메뉴
이케아에서 2달러 주고 산 가방. 어린이집에 메고 간다고 좋아하는 도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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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 월요일. 귀여운 도연이와 매일 사랑과 전쟁을 찍으며 생활 중. 슬슬 도연이도 어린이집에 갈 때가 된 것 같다. 아무리 아들을 사랑한다 해도 전문 교육기관에서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것보다 부족한 게 있을 터. 그리고 친구들과 지내며 사회성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니깐. 

 

 

오후에는 학수고대하던 텔레비전이 도착. 고민하다가 50인치로 샀다. 텔레비전만 보며 살 것도 아니고, Bestbuy에서 행사 중인 Toshiba 제품을 구매했다. 도연이가 한 달 가까이 아이패드로 영상을 보는 것이 좀 미안해서 급하게 산 것도 있다만(올림픽을 큰 화면으로 보고 싶은 마음도 조금 있었고), 가격대비 그럭저럭 만족 중.

 

거실장 위 아슬아슬 텔레비전

 

밤에는 도연이의 어린이집 준비물을 사러 또 마트에 다녀왔다. 이것저것 준비할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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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어린이집에 가기 위해 도연이와 소아과 방문. 친구로부터 한인타운에 있는 병원을 추천받아 그곳에 갔다. 도연이는 별거 없을 거라는 아빠의 말과 달리, 예방 접종을 4방이나 맞고 왔다.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

 

박씨의 픽업을 조금 일찍 가서 USC 캠퍼스를 잠깐 구경했다. 언젠가 제대로 캠퍼스 투어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주사를 맞아서 기분이 좋지 않다

 

도연이와 뒷마당에서 뛰어노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오늘 저녁은 친구 부부네 집에서 먹기로 했다. 며칠 전 파머스 마켓에서 먹은 국수와 몇 가지 음식을 더 사가서 같이 먹었다. 친구들도 맛있다고 해줘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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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7월의 마지막날. 어린이집 준비물을 몇 가지 더 산다고 동네 마트를 돌아다녔다. 도연이의 분통은 감수해야만 했다. 한인 어린이집이다 보니, 일반 마트에서 구하지 못한 제품(예를 들어, 스테인리스 식판)은 한인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자전거 사줬더니 이러고 놀고 있음

 

7월 초에 미국에 와서 어느새 한 달이 지나가버렸다. 이래저래 준비하고 적응하느라 시간이 훌쩍 가버린 듯하다. 그래도 집도 구하고, 자동차도 구하고, 도연이 어린이집도 등록했다. 집도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차려놓고 생활에 불편함도 없어진 것 같다. 박씨도 조금 힘들지만 학교에 잘 적응 중인 것처럼 보인다. 한 달 동안 밉든 좋든 아빠와 24시간 붙어서 생활했던 도연이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 뜨거운 8월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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