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4_02 태국-치앙마이

(태국 여행) 6일차 - 치앙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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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체크 아웃 전에 리조트를 충분히 즐기기로 했다.

 

물 속성 우리 아들

 

장모님 생신이 그전 주에 있어서, 박씨가 한국에서 장식용 풍선을 준비해 갔다. 그리고 리조트 카페에서 케이크도 사와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했다. 리조트 직원에게 촛불에 불 붙일 라이터 좀 빌려달라고 했는데, 엄청난 센스로 눈치를 채고 많은 직원들이 숙소 앞까지 찾아와 생일 축하 노래와 함께 케이크까지 선물해 줘서 감동이었다.

 

우는 이유: 자기 생일 파티 아니라서
리조트에서 준 케잌은 대충 주는 케잌이 아니었다.

 

정오에 체크 아웃을 했다. 정말 잊지 못할 만큼 좋았던 리조트였다. 갔다 온 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도연이는 '스마일 란나 호텔'이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를 한다. 또 가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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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에 귀국행 비행기가 있어서, 그때까지 쉴 수 있는 숙소를 전날 밤에 예약해 두었다. 엄청 저렴한 가격에 5~6명이 충분히 묵을 수 있는 큰 방이 있어 그곳으로 예약했다. 호스트와 미리 연락해 얼리 체크아웃하는 대신, 얼리 체크인을 요청해 뒀다. 

 

숙소의 일부는 공사중이었다. 그래서 저렴했던 듯.

 

'One more space'라는 숙소였다. 큰 방에 침대 4개가 주르륵 놓여있었다. 새로 생긴 곳이었는지 침구나 물건들이 깨끗했다. 화장실이나 다른 시설도 나쁘지 않았다. 더구나 위치도 치앙마이 도심에 있다. 나중에 공사가 끝나면, 친구들 여럿과 며칠 묵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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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는 그랩을 타고 근처 맛집으로 향했다. 'Coconut Shell'이라는 로컬 태국식 음식점이었다. 치앙마이 중앙의 올드시티에 위치한 곳인데, 구글에서 리뷰도 많고 평도 좋은 식당이었다. 사람이 많아 2층으로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았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메뉴판에서 이것저것 손가락질을 하며 시켰다.

 

까오 쏘이, 팟씨유, 모닝 글로리 볶음.
생선 튀김. 의외로 엄청 맛있었다.
박씨의 인생 똠양꿍.
코코넛 아이스크림. 맛은 좋았지만 너무 딱딱했다.

 

음식의 맛은 훌륭했지만, 식탁이나 식기의 위생이 만족스럽지 못했고, 무엇보다 식당 규모에 비해 점원들의 응대가 부족했다. 자리도 좀 좁고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엔 좀 불편한 점이 있었다. 도심의 로컬 식당인데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가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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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시간이 지난 도연이는 숙소에 돌아오자 뻗어버렸다. 나도 옆에서 같이 쉬었고, 박씨와 장인장모님은 마지막 관광을 하러 떠났다.

 

멀리 황금색 사원, '왓 프라싱'이 멋지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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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씨가 다녀온 곳은 '캄 빌리지 Kalm village'라고 하는 아트센터였다. 차분한 분위기에, 전시관도 있고 카페도 있고 멋진 곳이었다고 했다. 투박한 여행지 속에서 세련된 느낌을 충전할 수 있는 곳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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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낮잠을 잔 우리는 에너지 풀 충전을 하고, 엄마를 찾으러 길을 나섰다. 엄마와 장인장모님은 '왓 쩨디 루앙'에 있다고 해서 그곳까지 걸어갔다. 약 1km 정도, 절반은 도연이를 안고 갔다.

 

 

가는 길이 조금 좁지만, 그래도 이전에 갔던 다낭이나 하노이보다는 좀 보행로가 확보돼 있는 느낌이었다. 15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입장료를 내고 사원에 입장할 수 있었다.

 

엄청 큰 나무. 신성한 나무 같아 보였다.
멀리 탑이 보인다.

 

시계 방향으로 탑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탑이 엄청 웅장했다. 치앙마이에서 꼭 봐야 하는 곳이라고 하더니, 안 봤으면 후회할 뻔했다. 

 

낮고 길게 울려 퍼지는 징 소리가 인상 깊었다.

 

이곳에 해 질 녘에 가니 더욱 멋있게 보였다. 장인장모님도 특히 이곳을 인상 깊게 구경하신 것 같았다. 여행 중 정말 오랜만에 '관광'을 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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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모두 크게 배고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숙소 들어가기 전에 식사를 하기로 했다. '왓 쩨디 루앙' 맞은편에 있는 크고 사람 많은 식당에 바로 들어갔다. 'Poppy's Kitchen'이라는 레스토랑이었다.

 

아보카도 튀김
카오 소이
파인애플 볶음밥

 

식당도 쾌적하고, 에어컨도 잘 나오고, 화장실도 깨끗하다. 게다가 맛도 좋았다. 다만 가격은 두세 배 더 내야 했다. 적당히 만족스러운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밤 비행기를 위해, 모두 깨끗이 샤워를 하고 공항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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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순조로운 여행이었지만, 공항에서 보안 수속을 위한 줄은 살면서 겪은 대기 줄 중 최악이었다. 게다가 도연이는 잠이 들어 몇 시간 내내 안고 있어야 했다. 그 여파로 며칠간 어깨와 등이 아팠다.

 

네가 제일 고생이다

 

오는 비행기는 당연히(?) 문제없이 잘 도착했다. 아침에 도착해서 모두 종일 뻗었다만, 그래도 이 또한 즐거운 추억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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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어른들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 큰 기대 안 했는데, 살면서 손에 꼽을 정도로 즐거웠던 여행이 된 것 같다. 여행지 자체의 매력이나, 날씨, 숙소, 음식 등 많은 요소가 작용했겠지만, 같이 가는 사람들이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게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어찌 보면 불편할 수도 있는 여행 멤버(?)인데, 박씨나 장인장모님이 배려해 주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또한 박씨가 항상 찬양하던 태국의 진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친구와 단둘이 떠났던 여행지가 태국 방콕이었는데, 뭣도 모르고 다녀왔던 여행이었음에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었다. 다시 태국에 와보니 괜히 동남아 여행지의 최강자가 아니구나 싶을 정도로 완벽한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너무 친절해서, 모든 게 좋다고 느껴지게 하는 마법이 있는 곳이다. 박씨가 다음에는 둘이 방콕에 오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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