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25. 3. 1

25년 2월 넷째 주: Disney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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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수요일. 와이프는 허리가 아파서 많이 힘들어했다. 평소에 다니던 공업사의 추천을 받아 K타운 내 한인 바디샵에 들렀다. 수리 견적이 어느 정도일지 간단하게 견적을 받아보려고 했던 건데, 사장님이 보시더니 족히 만 달러는 나올 거라고 하셔서 변호사 선임을 하는 게 맞다는 말을 들었다. 고민하다가 여기 사는 친구의 말도 그렇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바디샵 소개를 받아 변호사 선임을 그 자리에서 해버렸다. 내 살면서 변호사 선임을 해볼 줄이야. 그것도 미국에서 해볼 줄이야. 그리고 바로 병원까지 소개받아서 오후에는 물리치료를 받고 왔다. 중고차-공업사-바디샵-변호사 사무실-병원까지 연결되는 무적의 K-커넥션. 앞으로 자동차 수리부터 병원 치료까지 할 일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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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목요일. 와이프와 같은 학교에 다니시는 분 부부를 만나서 같이 식사를 했다. 나랑 같은 회사에 다니시기도 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 집에 초대도 해주셔서 갔는데 내가 가본 집 중에 제일 잘 꾸며놓으셔서 감탄을 했다. 

 

카페..?

 

며칠 전 주문한 택배가 도난당한 사실을 발견했다. 문 앞까지 잘 배송 왔는데 여행 간 사이 누가 훔쳐간 모양이다. 미국에 대한 정이 다시 좀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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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요일. 범퍼가 부서진 채로 운전하며 다니고 있는데 진정한 현지인이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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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토요일. 날이 많이 따뜻해져서 동네 아이들이 잔디밭에서 놀기 시작한다. 애들이 우리 집에 쳐들어와서 한바탕 놀았다. 미국에 오기 초반에만 해도 도연이가 미국애들이랑 전혀 소통이 되지 않았는데, 이제 미국 친구들이랑 노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듯하다. 대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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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일요일. 오전에 발레 클래스.

 

 

그리고 점심에는 아들과 둘이 내 사랑 포르투에 다녀왔다.

 

언제나 시장통

 

여기서는 시그니처인 치즈롤, 고로케, 그리고 내 취향인 코코넛 스트루델, 파인애플 엠파나다, 마지막으로 둘세 데 레체 라떼를 시키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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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25일. 차가 수리를 들어갔고, 대차를 받았다. 좀 당황스러운 레드 지프 컴패스를 받았는데, 뭐 이런 차를 주냐 싶다가도 타보니까 힘도 좋고, 최신형이라 전자 기기가 좋아서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 한국 돌아가면 빨간 차 사볼까? 이야기가 나오는 중.

 

새차가 좋긴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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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수요일. Woodley에서 라운딩. 티타임에 늦어서 웨이팅 리스트 순서에 따라 좀 늦은 티타임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배우 일을 하신다는 분이랑 같이 쳤다. 내가 '어쩐지 목소리가 참 좋으시네요' 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노르웨이에서 엄청 유명한 힙합 뮤지션이기도 한 분이었다. 최근에 영화도 찍고 열심히 활동하는 나름의 유명인과 같이 라운딩을 해서 신기했다. 스코어는 그냥저냥 95타. 팔이 얼른 나아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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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한 달 전쯤에 한인 채팅방에 저렴하게 올라왔길래 디즈니랜드 입장권을 개인 구매해 뒀다. 우리 가족 셋이서 200불 정도에 구매했는데 정가보다는 확실히 저렴한 가격이길래 덥썩 사버렸다. '디즈니 랜드 파크'와 '디즈니 어드벤처 파크'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하는 제일 낮은 등급의 티켓이어서, 그래도 조금 더 근본인 디즈니 랜드 파크를 골랐다. 디즈니 랜드 파크에는 디즈니 성과 미키와 친구들, 그리고 올드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 컨셉이 더 많이 있는 곳이다. 그에 반해 어드벤처 파크는 마블과 같은 최근 캐릭터 컨셉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당시에 날짜를 지정하고 파크를 고를 때만 해도 아들이 마블에 관심이 없을 때였다. 시간이 지나 디즈니랜드에 갈 때쯤 되니 마블에 완전히 꽂혀서 어벤져스 영웅들을 만날 날만 고대하고 있었는데 뒤늦게 디즈니 랜드 파크로 골라논 게 생각나서 정말 후회스러웠다. 전날에 파크를 바꿀라고 했는데 어플에서는 파크 빈자리가 전혀 뜨지 않았고, 현장에서도 얄짤없이 전혀 바꿔주지 않았다. 

 

집에서 애너하임까지는 1시간 반 걸린다. 다만 아침 일찍 출발하더라도 새벽 같이 출발하지 않는 한 출근 시간에 걸려서, 2시간 정도 걸리게 된다. 근데 주차장 들어가는 길이 엄청나게 막혀서 주차하는 데만 30분이 걸렸다. 벌써 조금 지치기 시작.

 

 

그리고 입구로 갔는데 엄청난 인파가 있었다. 분명히 오늘은 Tier 0, 즉 최고로 비성수기인데 이렇게나 사람이 많다니. 짐 검사를 하는 줄인데 여기서도 30분이 걸렸다. 이미 우리 둘은 지쳤다.

 

 

드디어 입장! 멀리서 자주 보던 디즈니 성이 보인다. 들어가니 악단이 디즈니 음악을 연주하고 있고, 많은 캐릭터들이 인사를 해주며 반겨주고 있었다.

 

 

집에서 8시에 출발, 디즈니랜드에 들어오니 11시.. 점심때가 되어서 바로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도 오픈 전부터 줄을 서야 해서 한 20분은 줄 선 것 같다.

 

그래도 맛은 괜찮았음

 

이제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 그치만 사람이 정말 너무 많다. 이때 쯤이었나, 와이프랑 나랑 말은 서로 안 했지만 분명히 집에 가고 싶다는 눈빛을 주고받았다.

 

인파 보소
유모차 빌리는 데에도 대기줄
그래도 웃어줘서 고맙다

 

'공주와 개구리'의 배경인 뉴올리언스 테마 구역. 뉴올리언스에 다녀와서 그런지 반갑고 또 진짜 뉴올리언스 느낌이 나서 신기했다.

 

베녜도 팜!

 

스타워즈 구역. 스타워즈 팬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전 작품 몇개 본 입장에서 보기에 정말 잘 꾸며져 있었다.

 

유모차 진짜 구림

 

패스트 래인 티켓을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도연이가 어차피 많이 타지는 않을 거 같다는 생각에 사지는 않았다. 그래도 엄청나게 무서운 롤러코스터 포함 4개 정도의 어트랙션을 탔다. 그냥 재밌어 보여서 고른 롤러코스터였는데, 어른이 타기에도 꽤 무서웠고 빨랐다. 도연이는 당연히 엉엉 울었다. 미안 아들..

 

문제의 롤러코스터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 집에 갈까 하다가 디즈니랜드에 또 언제 와보겠냐 싶어서(진짜 안올거 같음) 저녁까지 있다가기로 결정.

 

 

저녁으로 피자를 먹었다. 피자 주문을 줄 서지 말고 앱으로 하라고 안내를 받았는데, 음식을 받으러 가는 곳에서 또 줄을 섰다..

 

 

원래 저녁 늦게 퍼레이드를 보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알고보니 Tier 0 시즌이라서 제대로된 퍼레이드도 없단다.

 

테마파크의 완성도나 캐릭터의 매력 측면에서는 디즈니랜드가 다른 테마파크보다 높았지만, 그만큼 사람이 많았다. 이미 썼지만 어디 가나 줄이라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 다른 블로그 보면 하루 만에 파크 2개 뿌시기 이런 팁들도 많은데,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젊은 분들에게나 가능한 이야기. 약 15년 전쯤에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도 갔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디즈니랜드는 최고의 테마파크라서 언제나 붐비는 듯하다. 굿즈 측면에서도 어디서나 디즈니 굿즈는 쉽게 볼 수 있다보니(심지어 마트에서도 파니깐) 확 끌리는 것도 별로 없어서 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어린 아이랑은 비추입니다. 여러번 징징대서 죄송합니다만, 사람이 정말 많아서 힘들었다. 아들아, 우리는 레고랜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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